24. 사진 일기

2014. 1. 4. 사진 일기(교회 출석을 다짐 하면서)

무봉 김도성 2014. 1. 4.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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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테니스 코트에 나갔다.

많은 동호인들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10시까지 운동후 집으로 왔다.

나는 아내에게 앞으로 당신과 함께 교회에 나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20년의 탕자로 방황했던 생활을 정리하고 하나님 품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다.

 

새해 첫주일 교회에 나가기 위해 목욕으로 모든 욕심과 묶은 때를 내놓았다.

 

 

최진연 목사님에게 드리는 글

 

세상에 영원한것이 없음을 보았습니다.

세상을 떠나는 삶이 순서가 없음을 보았습니다.

지난 12월 5형제중 막내동생이 졸지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둘째인 나는 형님이 떠나고 나면 내가 떠나겠지 생각했지요.

그런데 세상에 올 때는 순서가 있으나 갈 때는 순서가 없음을 보았습니다.

시골에서 건축업으로 살아오던 막내가 교회 건축도 빌라도 아파트도 많이 지었습니다.

 

교회 건축 인연으로 교회에 다니던 믿음안에서 영면을 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교회 신도들이 찾아와 마지막 떠나는 날 까지 예배로 인도했습니다.

마지막 입관하는 날  막내의 평온한 얼굴로 잠자는 것 같은 모습이 생생 합니다.

그리고 살아 덕을 많이 쌓았는지 동료들과 후배 선배 문상객 수백명이 줄을 이었습니다.

63세에 세상을 떠난 막내 문상객 중에는 70이 넘는 노인정 노인들의 문상과

대화 중에 아까운 사람이 떠났다고 눈가를 적셨습니다.

 

장례를 지내고 집에 와서 며칠동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도 이제 남은 삶을 하나님에게 드려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는 20세 총각 때 침례를 받고  25세 미션 학교에 근무하면서 교회 생활을 했습니다.

30세때 집사 안수를 받고 교회 생활에 충실했습니다.

그런데 영세한 미션학교에 근무가 박봉 생활로 많은 시험을 받았습니다.

결국 서울에서 모 사립학교에서 교사모집에 응시하여 대전에서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 교회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1970년 부터 1975년 까지 근무하다가 1976년 수원의 미션학교로 옮겨 1993년 까지 교회 생활에 충실했습니다.

신앙이 깊지 못한 나의 생활은 마지막 교감 교장으로 학교를 옮기면서 다시 교회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부근 송원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나는 겨우 아침 저녁 잠들고 일어 날 때마다 하나님에게 기도드리는 생활의 연속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중국문학기행에서 만나게 된 목사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 이렇게 넘치는 사랑의 글로 권면을 받고 보니 새해에는 교회에 나가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가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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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최진연 목사님의 답신

 

김 선생님, 혜서 감사합니다.  

교회에 나가기로 결심하셨다니 참으로 잘 하셨습니다.

사모님과 같은 교회에 다니시면 썩 좋겠습니다.

절대로 미루지 말고 내일이 금년 첫 주일이니, 첫주일부터 꼭 나가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의 것이다(마11:12)."라고 하셨습니다. 전쟁에서 군대가 목숨을 걸고 쳐들어가서 빼앗듯이 
천국가는 일을 때를 놓치지 말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김 교장께서 아우님을 먼저 떠나 보내신 것에 깊은 조의를 보내드립니다. 

그러나 아우님의 떠남을 계기로 이 땅의 인생의 덧없음을 바르게 새삼스레 깨닫고 영원한 삶을 깊이 생각하게 되신 듯해서 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내일부터 교회 출석하시면서 다시는 교회를 떠나는 일이 없으시기 바랍니다.

교회에 매주 결석하지 말고 예배에 참석하심은 물론 신약성경을 날마다 정독해 나가시기를 권합니다.

성경을 읽지 않으면 구원의 도리를 모르고 구원의 확신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나가다 말다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요한복음을 먼저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사도 요한이 백세에 가까운 만년에 예수님의 교훈과 하신 일을 추억하면서 선별해서 집중적으로 정리해서 쓴 것이어서 구원의 도리를 깨닫는 데 다른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미룰 일이 따로 있지, 교회 나가는 것은 절대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내일이 나의 날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나이를 살고 있지 않습니까.

건강한 젊은이라고 해도 오늘날은 살다가 무슨 변고를 당할지 모르는 시대이니 말입니다.

무심히 인도를 걷다가 돌진하는 차에 치어 비명횡사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끔찍한 이랴기를 드려 미안합니다만. 내일을 나의 날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시대요 우리의 나이니 만큼

사모님과 함께 내일 꼭 교회에 출석하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댁에서 기도드리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성경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성도를 내 앞에 모으라. 나와 제사로 언약한 자니라(시편50:5)."고 하십니다. 제사란 오늘날의 예배입니다.

그러므로 꼭 예배에 참석해서 하나님께 경배를 드려야 합니다.

어느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직접 찾아뵙지는 않고 멀리서 전화나 편지만 한다고 하면 그 아버지가 그 아들을 얼마나 보고 싶어하며 만나기를 갈망하겠는가를 생각해보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영적 아버지이십니다. 성경은 또 모이기를 힘쓰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히10:25).

그러므로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것을 하나님은 매우 기뻐하시며 바라시는 것이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집에서 혼자 기도드리는 것으로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기 어렵게 되고 결국 구원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루지 마시고 내일 한 해의 첫주를 주님께 세배드리는 마음으로 꼭 나가시기를 거듭거듭 간청합니다.

제가 중국 여행 가기 전에 2주 동안 기도하기를, 그 여행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여행이 되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즉 복음을 전할 기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전도 글 3부를 가져 갔는데 그 중 하나를 김 선생님께 드린 것이니, 아마도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으로 우리가 만나게 되었고 저를 통해서 교회 출석을 권고하도록 하신 듯합니다. 성경에는 인생에 우연이란 없다고 하십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김 교장께서 나를 만난 게 하나님의 뜻인 줄 압니다.

절대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럼 내일 교회에 나가시는 줄 믿고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의 감사 찬양을 드리겠습니다.

새해에는 이제 교회 출석하심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면서 함께하심으로 감사한 일만 있으실 줄 믿고 축원하며 줄입니다. 

1.4

최 진연 올림

 

 

 새벽 7시 운동하는 회원들

 

 

 수원화성 동북포루

 

        비밀의 꽃

                 무 봉 김  용  복

3년 전 겨울 12월 연말에 50대 한 여인이 집으로 찾아왔다. 큰 절을 올리며 “선생님 절 기억 못하시죠. 서울 모 여중 1973년도 졸업생 ***개입니다.” 자세히 용모와 얼굴을 살펴보니 2학년 때 담임을 했던 명랑하고 얌전했던 여학생이 떠올랐다.
“그래요, 이제 생각하니 기억이 납니다.” 한편 갑자기 찾아 온 여인이 궁금했다. “선생님! 제가 죽을죄를 졌습니다. 용서하세요.”하며 두툼한 봉투를 내 놓았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 낮추세요.” 여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렸다.  

36년 전 30대 젊은 교사 여중 2학년 담임 시절 오전체육시간에 한 학생이
납입금을 분실했다고 학급이 소란했다.
나는 학급 반장을 통해 점심시간 학급학생 전원 교실에 모이도록 지시했다.
체육시간에 학생 전원이 운동장에 나갔기 때문에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학급학생 전원의 소지품을 검사한다는 것도, 만일 훔친 학생을 찾아  낸다 하여도 교육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담임인 나는 “학생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순간 실수로 잘못 할 수 있으니 종례 전에 선생님이 볼 수 있는 곳에 돈을 갖다 놓으세요.” 라고 짧게 말했다.
나는 돈을 가져간 학생이 쉽게 돈을 갖다 놓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에
동료 직원들에게 부탁하여 돈을 마련해 분실한 학생에게 종례시간에 돌려주었다. 모든 학생들은 어느 학생이 돈을 선생님에게 돈을 갖다 놓은 것으로 생각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학생 여러분! 앞으로 등교하는 대로 공납금은 서무과에 납입하세요.”라고 훈계를 했다.
그 돈의 출처는 손을 댄 학생과 나만의 비밀로 언젠가 때가 되면 잘못을 뉘우치는 날 찾아오겠지. 학년말이 되고 3학년 졸업 때까지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나는 2학년 때 내가 담임했던 아이들이 졸업 한 후 그 학교를 떠났다. 그런데 3년 전 연말 50대 중년 여인이 괴로운 36년 눈물의 생활을 한탄하며 돈 봉투 내 놓고 용서를 빌었다. “아들 딸 남매 모두 결혼을 하였고 어린 손자를 본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일찍이 선생님을 찾아뵙고 용서를 빌고 싶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용서해 달라며 100만원 봉투를 내놓았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수업료 1기분이 7만원으로 생각되었다.
학생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겨 나는 원금 7만원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여인에게 부탁을 했다. 며칠 후 성탄절이니 나머지 돈은 자네가 살고 있는 동네 독거노인에게 직접 도와주는 것으로 마음의 짐을 벗으라고 약속했다.  
까맣게 잊었던 일, 뜨거운 눈물로 용서하고 엄동설한 훈훈한 비밀의 꽃을 피웠다.

                      2010.  3.  15.

 

 

 오전 11시경 아파트 후문 거리 풍경

 


                 구두 속의 쪽지

                             작가회장 김  용  복

해마다 스승의 날이 가까워지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몇 년 전 스승 날,
아파트 한 단지에 살고 있는 맞벌이 큰 딸이 출근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손자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사서 들려 보내라고.
손자는 벌써 학교에 가고 없다며 아내 걱정이 태산이다.
선생님께 꽃을 드리지 못하는 어린 손자의 얼굴이 눈에 밟힌단다.
꽃을 준비 못한 딸아이가 나는 못 마땅했다.  
당장 전화로 호통을 치고 싶었으나 직장일이 바빠 준비 못했으리라
짐작 되어 참았다.
어린 손자의 가슴에 선생님에 대한 은혜 하는 마음을 심어 주고 싶었다.
아내와 나는 꽃집에서 카네이션 두 송이를 준비해 손자에게 주며
하나는 네가 선생님에게 공손이 인사드리고 꽃을 드려라.
그리고 나머지 한 송이는 너처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친구에게 주어라.
어린 손자지만 알았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대견스런 손자가 귀여워 우리부부는 기분이 좋았다.  

평생을 교직에 있다가 정연한 나는 8년 전 일이 생각이 났다.
남여 전교생 2천여 명 되는 실업계 고등학교 교장 재직 중이었다.
겨울 방학 전 학생들 마지막 고교졸업고사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할 일이 있어 학생들이 하교하고 전 직원이 퇴근 한 후
늦게 학교를 나오게 되었다.
퇴근길 현관 신발장에서 구두를 꺼내 신었다.
그런데 구두 속에 곱게 접은 하얀 쪽지가 있었다.

“교장 선생님!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조회시간에 훈화를 하셨죠.”
“그런 데 저는 억울합니다.”
“오늘 상업영어 시험시간에 분반 학급 여3-2 A에서 주관식 문제를 커닝을 했답니다.”
“저는 밤을 새워 공부해 B반에서 정직하게 시험을 보았습니다.”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 조사하여 바르게 시정해 주세요.”

편지의 내용은 짧지만 부정을 바로 잡아 달라는 학생의 요구가 강하게 가슴을 울렸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높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고발 학생의 의사를 무시하고 부정행위자를 그대로 방치 할 수가 없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쪽지를 여러 차례 읽으며 나는 잠을 설쳤다.
다음 날 출근하여 교감선생님께 직접 조사해보라 했다.
교직 경험이 없는 기간 제 여교사가 늦게 등교한 학생을 훈계하는 중에  
23명 중 21명이 주관식 한 두 문제를 앞뒤로 보았다고 시인하는 자술서를 썼다.
성적관리 규정에 의거 해당과목 0점 처리, 부정행위자 21명을 징계토록 했다.
교감과 주임교사가 그대로 덮어두자 했다.
그러나 모든 결정의 결과는 교장이 책임을 면 할 수 없다.
부정행위자 21명 보다 부정을 바로 잡아 달라는 한 학생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그대로 덮어 두면 정직한 한생의 나에 대한 불신의 상처가 두려웠다.
나는 고민과 번민 속에 원칙으로 처리 하는 것이 진리라 생각 했다.

학생들이 도교육청 홈피에 살려 달라고 글을 올렸다.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학생 민원이 없도록 처리하라고 전화가 빗발 쳤다.
나는 학생과 학교 교육은 학교장인 제가 한다고 일축했다.
일부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내신이 유리하도록 평가 난이도를 낮추는 사례가 빈번했다.
21명 유기정학 대상이나 교장 재량권 행사로 하루근신에 유리 청소를 하게했다.
유기정학을 받으면 취업 확정된 학생이 규정상 취업이 취소되었다.
만약 유기정학으로 처리 할 경우 학생들에게 가혹한 벌이라 생각했다.

교육청 출입 기자가 중앙 일간지에 “우리 교육은 살아 있다.”는 기사를 썼다.
신문 기사를 보고 KBS TV 방송국에서 이른 아침 출근 전에 카메라를 메고 학교에 들이 닥쳤다.
우리나라 교육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방송에 협조해 달라고 하루 종일 교장실에 진을 치고 있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다.
학교명과 학생들 교복은 보이지 않도록 하체만 촬영하기로 합의 하여 할 수 없이 촬영에 협조했다.  
결국 학교명은 나오지 않았으나 인터뷰 하는 나의 얼굴이 밤 9시 뉴스에 3분 정도보도 되었다.
어느 교장이라도 그리 처리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늘 스승의 날을 맞아 후회는 없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지금도 그 학생들을 사랑한다.
그게 최선이었을까?
살아 있는 한 나 자신에게 그 질문이 지금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졸업고사에서 옆에 사람 것 한 두문제보고 시험을 본 경험이 한두 번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단지 그것이 감독교사에게 들켜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정직한 한 학생과 여러 명의 부정한 학생 모두가 내게는 소중했다.
처벌 받은 학생들이 성적표를 보며 최소한 정직하게 살려는 노력으로 행복하기를 빈다. 사회나 직장생활에서 두 번 다시 부정에 타협하는 일이 없기를 빌어 본다.


                         2010.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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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인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가볍고

하얀 눈에 꺾이고 마는 것이다.

 

 

 

- 법정의《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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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용(處容)은 말한다 바람아, 휘젓는 정자나무에 뭇 잎이 다 지겄다 성긴 수풀 속에 수런거리는 가랑잎 소리 소슬한 삿가지 흔드는 소리 휘영청 밝은 달은 천지를 뒤덮는데 깊은 설레임이 나를 되살려 놓노라 아아 밤이 나에게 형체를 주고 슬픈 탈 모습에 떠오르는 영혼의 그윽한 부르짖음……. 어찌할까나 무슨 운명의 여신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도 육체에까지 이끌리게 하는가 무슨 목숨의 꽃 한 이파리가 나로 하여금 이다지도 기찬 형용으로 되살아나게 하는가 저 그리운 연못은 거친 갈대 우거져서 떠도는 바람결에도 몸을 떨며 체읍을 한다 굽이 많은 바다다운 푸른 물 거울은 나의 뜰이었어라 밤들어 노니다가 들어와 자리에 보니 가랄이 넷이어라 그리운 그대, 꽃 같은 그대 끌어안은 두 팔 안에 꿀처럼 달고 비단처럼 고웁던 그대, 내가 그대를 떠날 때 어리석은 미련을 남기지 않았어라 꽃물진 그대 살갗이 외람한 역신의 손에 이끌릴 때 나는 너그러운 바다 같은 눈매와 점잖은 맵시로 싱그러운 노래를 부르며 나의 뜰을 내렸노라 나의 뜰, 우리만의 즐거운 그 뜰을 아아 이 무슨 가면이 무슨 공허한 탈인가 아름다운 것은 멸하여 가고 잊기 어려운 회한의 찌꺼기만 천추에 남는구나 그르친 용의 아들이여 처용(處容) 도(道)도 예절도 어떤 관념규제도 내 맘을 편안히 하지는 못한다 지금 빈 달빛을 안고 폐허에 서성이는 나 오오 우스꽝스런 제웅이여. 詩/신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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