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굴비(사설시조)

무봉 김도성 2017. 11. 25. 11:30


 

 

 

굴비


김도성

 

 

한바탕 싸우고서 미안한 아버지는

꼬깃꼬깃 쌈짓돈 탈탈 털어 선물 샀다

어머닌 아버지 팬티를 방망이로 두들겨 팼다

 

상위에 동동구리무와 은비녀 올려놓고

 

좋아서 싱글벙글 엉덩이는 씰룩씰룩,

신바람 어깨춤에 덩실덩실 춤추고,

초저녁 바람에 보리밭이 출렁이고,

미루나무 부엉이 부엉부엉 우는 밤에,

등잔불 불어 끄고 이부자리 들썩들썩,

방문이 흔들리고 숨소리 헐떡헐떡,

이봐유. 워떳태유?”

언제 했대유?”

참말로 별꼴이네

아버진 오늘 밤도 불발탄을 쏘았나,

어머닌 우물가에서 뒷물소리와 함께

아버지 속옷을 조물조물 빨았는데

 

다음날 아침밥상에 굴비 녀석 떡, 올랐다

2017.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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