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20. 2. 8. 사진 일기

무봉 김도성 2020. 2. 7. 21:22

   


 http://blog.daum.net/ybok1004/ 

전국 경기 수원시 장안구(현재접속지역) 읍·면 

부지런히













우리말의 오해

 

                     김도성

 

자주 애를 먹는다

아무리 앞으로 넣어도 안들어 간다

아가씨가웃는다

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

"아저씨 앞으로는 절대 넣을 수가 없어요."

참으로 난처하다

 

"뒤로 넣어 보세요."

여인이 말 한다

단번에 되로 성공한다

자가용 주차하다

 

              2020. 2. 8.

 








자존심 무너진 날의 기억

 

                                     김도성

 

고교 때의 일이다

일심회와 칠성파 밤마다 패싸움이다

권총 밴드 자전거 체인 도끼

심지어 톱 망치가 동원된다

삐딱하게 교모를 눌러쓰고

어깨에 책가방 걸 어멘다

십자로 찢긴 모자 위로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린다

누가 봐도 불량배들이다

 

나는 일심회 12명의 멤버다

손에 든 무기는 거의 위협용이다

언젠가 혼자 하교하던 날

칠성파 7명과 홍주성

남문 밖에서 만난다

1:7 승산이 없다

두목 윤**이 무릎 꿇으라 한다

꿇었다

 

대들보 부서지는 집처럼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 부끄러움 치욕의 날

1:1 맞짱의 날을 노린다

기회가 왔다

담력으로 승부를 가리기로 한다

철교에 둘이 서서 달려오는 기차를 맞는다

철교 밑으로 먼저 내려가면 패한다

 

증기기관차가 달려온다

100미터 50미터 점점 가까이 온다

30미터 순간 저승으로 가느냐 사느냐의 순간

기관사가 기적을 울리며 피하라 손짓한다

그때 상대가 철교 아래로 먼저 내려간다

난도 이어서 내려가 침목을 잡고 매달 린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기관사가 석탄가루를 철교 밑으로 뿌린다

완전 깜둥이로 눈만 빤짝 인다

결국 그가 내 앞에 무릎 꿇는다

나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졸업 후 만날 수가 없었다

젊은 날의 자존심은 생명이다

왜 그랬는지 만나면 묻고 싶다

    

              2020. 2. 8.
















2020/02/08(토) 아버지, 어머니 기다리신다(649)

 

아버지, 어머니 기다리신다

호주가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가수 Joan Sutherland 가 세상을 하직한 지도 여러 해 되었다. 그가 은퇴하면서 가진 마지막 독창회가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녹화되어 전 세계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조안 서덜랜드가 불러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었던  많은 가곡들과 아리아들을 불렀고 열화와 같은 청중들의 앙코르에 호응하여 여러 곡들을 더 노래하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부른 앙코르 곡은 뜻밖에도 ‘Home, Sweet Home’이었다. 우리말로는 즐거운 나의 집으로 번역되어 있다. 화려했던 무대 생활을 끝내면서 그가 마지막으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는 즐거운 나의 집이었으니 세계적인 가수의 행복도 그의 가정에 있었던 것 같다.  

 

가정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 것인가. 아버지, 어머니가 계셔야 가정이 이루어지고 우리는 그 부모의 아들이나 딸로 태어난다. 그렇게 태어난 우리들도 장차 가정을 꾸미게 된다. 가정을 만든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가정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옛날 우리말을 가르치는 국어 교과서에 어머니, 아버지 기다리신다라는 한마디가 있다. 한평생 잊을 수 없는 한마디이다. 기다려주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신 그 세상, 그 곳이 가장 아름다운 나의 집이 아니겠는가. 새삼 아버지,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김동길

Kimdonggill.com



 

 

 

 

 

    보리밭 궁전

    김도성

    5월 중순이다

    이른 아침 개 짖는 소리와 아낙네들 말소리가

    마을 아침을 깬다

    동네 아저씨들 몇 분이 집 앞 보리밭을 손으로 가리키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시장 바닥이다

    간밤에 누가 보리밭을 망가트렸다고 야단이다

    밥 짓다 말고 늦게 나온 우리 어머니가 묻는다

    "무엇 땜 시, 그런 디아."

    "! 글쎄 어젯밤 어떤 년 놈이 보리밭 다 결단 냈대요."

    "어떤 놈이 연애질 헌 겨?"

    병득이 어머니가 큰소리다

    사실 범인은 나다

    우린 만나면 조용히 속삭일만한 장소가 없다

    야심한 밤 인적이 드문 보리밭 중앙으로 숨어 들어가

    밭고랑 좌우 보릿대를 마주 보게 꺾어 자빠트리면

    푹신한 침대가 된다

    나란히 누워 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손으로 말하고 몸으로 답하고

    눈으로 확인한다

    우리가 사랑을 포갤 때 옆 종달새도 알을 품는다

    202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