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 김도성 허리는 초가지붕처럼 굽어 휘고 느티나무 아래 억새꽃 돌무덤에서 어머니 기도소리가 발길을 잡는다 풀숲을 뛰어 오른 메뚜기 어깨를 짚으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하늘을 반쯤 가린 연암산은 그대로 집터에는 채송화가 마중을 한다 오지항아리 깨진 조각 사금파리 밟히는 바스락 거림이 가물가물한 새벽 별을 보는 것 같다 깨진 밥사발에서 수저 긁는 소리
허물어진 집터처럼 텅 빈 가슴에 마른 갈잎 하나 입구를 찾는 개미처럼 우왕좌왕 굽은 등에 노을이 붉게 물든다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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