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찌지 - 수학여행 - 김도성 꽃을 찾지 못하는 노랑나비 떼가 지쳐 버린 듯 바다의 부표처럼 떠나지 못하고 방황을 한다 속리산 말띠고개를 넘던 버스 8대 중 마지막 차가 산마루 정상에서 급정차 핸들 잡은 기사가 떨고 있다 왼쪽 앞바퀴가 가드레일에 걸려 있고 오른쪽 바퀴는 허공에서 공회전 내려 보는 굽은 길에 7대의 버스가 내려갔다 상상할 수 없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참새처럼 재잘 대던 차내 공포의 눈들이 앞 출입문으로 몰려들 기세, 무게가 쏠린다면 “얏! 꼼짝 마!” 난 소리쳤다 “기사 아저씨 망치 어디 있어요?” 턱으로 연장통을 가리켰다 망치로 버스 뒤창을 깨고 하차시켜 위기를 넘겼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처럼 밝게 웃는 얼굴이 스친다 개흙 속의 전복도 알고 바지락도 입 벌려 외치고 나팔수 소라의 소리침을 아무도 몰랐네 가슴에 노란 리본 이제는 나비로 훨훨 날라라 2018. 9. 5. *찌지-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을 표하기 위하여 글을 써서 붙이는 좁은 종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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