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가슴에 핀 백장미

무봉 김도성 2017. 10. 30. 08:09


 

 

 

 

 

    가슴에 핀 백장미

     

    무봉 김도성

     

    무릎 위에 수틀을 올려놓고

    다소곳이 앉아

    헝클라진 실 머리를 찾아

    가을 동산 무지개에

    한 올 한 올 수를 놓던

    우리 누이가 생각납니다

     

    파란하늘에 백로 한 마리

    하얀 구름 속을 숨어 날던

    그가 우리 눈에서 사라져

    눈을 비비며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습니다.

     

    가리키는 손가락 끝에도

    고개 들어 바라보는 하늘 저 끝에도

    기억으로 남는 생각의 끝에도

    아무리 더듬어 찾아도

    당신을 볼 수가 없습니다

     

    붉은 장미꽃 사이로

    고개를 쳐든 백장미 당신

    번개 같은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꽃송이를 꺾어 버려

    수채화 화가의 붓끝을 멈추고

    시상을 잃어버린 시인의 가슴처럼

    황량한 들판에서 서성입니다.

     

    당신은 우리의 가슴에

    남겨주신 책갈피 속에

    그 혼이

    오래 오래 기억으로 남아

    끝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에 핀

    백장미입니다.

     

    2017. 10. 29.

     


 

 

 


Music : Henry Mancini
Sunflower O.S.T. - Loss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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