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속마음을 읽기까지

무봉 김도성 2017. 11. 2. 13:52

 

 

 

 

속마음을 읽기까지

 

무봉 김도성

 

아내가 손등까지 내려 온

오른팔 옷소매를 걷어 달라

여보!”

하고 팔을 내 밀었다

 

난 말 없이 세 번 접어 올리며

여보! 힘들지만 우리 오래 살자.’

속으로 기원했다

 

내가 요리한 시금치나물

아내의 코앞에 대주며

여보! 이거 쉬었지요.”

고개를 끄덕인다

 

축농증 수술로

나는 취각이 둔하다

 

우린 왼손 못 쓰는 아내

냄새 못 맞는 남편과

궁합이 잘 맞는 부부다

 

그래도 우린 하루 두세 번

마주한 겸상에서

웃음 섞인 밥을 먹는다.

 

2017. 11. 2.

 

 

Music : Henry Mancini
Sunflower O.S.T. - Loss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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