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중했던 날
무봉
내 삶을 접고 또 한 번 접어
돌아 본
그 때 그 시절
검정 교복 뒷주머니에
반쯤 보이는 하모니카 꼽고
목 밑으로 두 단추 풀어 제치고
엉덩이가 볼록하도록
두 주머니에 손을 넣고
여고생 등굣길 앞을 휘젓던
내가 얼마나 우스웠을까
뒤 따라오던 여고생들의
깔깔이 웃음소리에
등골에 흐르던 땀방울들
창피를 느낀 골목길에 숨어
고개를 떨어뜨린 수줍음
그래도 별루 맘에 없던
순 이는 오빠가 좋다며
졸졸 따라 다녔지
2016.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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