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임자 없는 것들
무봉
내 어려 보리밭에
숨겨 두었던 개똥참외
아직 덜 익어 등하교 길에 날마다 확인하고
익기를 기다렸는데
내일이면 먹을 수 있겠다 생각하며
군침을 삼켰지
그런데
다음날 누군가가
따 먹었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난 울고 말았다.
나 혼자 좋아하던
짝사랑 순이에게
사랑한다.
쪽지
주머니에 넣고 기다렸는데
어느 날
나의 친한 친구에게
시집을 갔다.
덜 익었을 때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걸 알았다.
2016.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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