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가끔은 이런 생각에

무봉 김도성 2016. 7. 26. 05:42

 

 

 

 

 

    가끔은 이런 생각에/무봉


    무엇인가 허전한 꿈으로

    깨어 보니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모두가 잠이든 깊은 여명의 아침


    전등불 빛으로 밝혀진 방 풍경은

    어제나 다름이 없다

    가슴속을 크게 도려내 버린

    둥근 박속처럼 허허한 마음


    순간 바람을 타고 벼랑으로 떨어진

    작고 좁다란 골목과 숲을 지나

    갉아 먹고 남은 조각달과

    새벽달이 잡아먹고 남은

    몇 개의 샛별이 동편에서 영롱하다


    어느 해 여름인가 밤이 가는 줄 모르고

    머리 어깨에 이슬 옷을 입고

    묘석에 누워 별을 헤아리다

    늙은 거미와 혼숙을 했지


    2016.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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