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20. 3. 12. 사진 일기

무봉 김도성 2020. 3. 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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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경기 수원시 장안구(현재접속지역) 읍·면 

평소처럼 아내와 아침 식사후 테니스 코트에 나갔다.

젊은 회원들과 어울려 두 셑 경기로 땀을 흘리고 샤워를 했다.

하루종일 독서와 습작으로 하루를 보냈다.

오후에 인천에 살고 있는 큰딸이 다녀 갔다.

저녁 식사후 아내와 함께 아파트 산책후 하루를 마감했다.





원피스 도둑

 

                                                 김도성

 

엇 그제 내린 비로 아파트 정원에 산수유 꽃이 피기 시작했다

산수유 꽃이 필 때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20대 총각시절 시골 작은 교회 재정부장을 했다

초근목피로 넘던 보릿고개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미국에서 원조물자 구호품이 교회에 도착했다

분유 옥수수가루 밀가루 헌 옷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구호품을 나누어 주기 전 날 헌 옷 봇 따리를 풀었다

헌 옷 중에 노란 개나리 원피스가 눈에 띄었다

 

나의 턱밑에 오는 아담한 키, 첫사랑이 떠올랐다

하나님이 내려다보는 교회당에서 그 원피스를 훔쳤다

원피스를 가슴에 대고 키를 가늠했다

거의 그녀 키에 맞을 것 같았다

 

저녁에 만나면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슴은 뛰었다

그해 3월 보름으로 생각된다

원피스를 신문지에 곱게 포장해 선물했다

무척이나 좋아하던 얼굴이 박꽃 같았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하나님이 왜 벌을 주지 않았는지 모른다

오늘처럼 산수유 꽃이 피는 봄이었다

해질 무렵 초등학교 정원 산수유 나무아래에서 만나자 했다

산수유 나무아래 한 송이 수선화처럼 노란 원피스 여인이 있었다

 

쌍갈래 생머리가 치렁치렁하고 하얀 샌들에 개나리 원피스를 입고

웃으며 주변을 맴돌았다

푹 파인 목 밑부터 치마 단 끝까지 단추로 여며진 원피스로

가려진 몸매가 아름다웠다

 

잘록한 허리 볼록한 가슴 둔부를 받친 옥빛 두 다리 선이 신비로웠다

교정을 흔드는 깔깔 웃음소리에 숲을 깨웠다

원피스 도둑이 따라 웃고 있다

 

              2020. 3. 12.

 











2020/03/12(목) 봄바람은 부는데 (682)

 

봄바람은 부는데

     3월도  중순에 접어들어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공기가 아직은 차게 느껴진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미국 LA에 가보면 사람 살기는 매우 좋은 땅인데 춘하추동의 구별이 확연치가 않아 가끔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젊었을 때 <불어라 봄바람>이라는 제목의 책을 한 권 펴낸 적이 있다. 옛날 중앙정보부라는 특별한 기구가 있었는데 그곳은 그 시대의 군사정권과 우두머리를 지키기 위해 무소부재’(어디에나 숨어있다 나타나는 정보원들)의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그 기관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고생을 많이 하였다. 속칭 민주투사라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그 당시 군사정권이 민주적 지도자들로 구성된 정권에 의해 자취를 감추게 되는 날을 희망했을 뿐이다.

      그 시대에 내가 제일 미워한 것도 군사독재였다. 그런 시절이었기에 나는 더욱 봄을 기다렸던 것 같다. 추울 때 남산에 있는 중앙정보부나 서빙고의 보안사에 갇혀있는 것보다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 잡혀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런 철학도 없이 아무런 경륜도 없이 오천만 동포를 잡아 흔드는 오늘의 정권이 큰소리 치는 이런 세월도 봄바람이 불어오면 다 사라질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4월을 기다린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린다.


김동길

Kimdonggill.com


                          

ㅅㅏ진작품 / 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