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가을 초상[肖像] /청원 이명희

무봉 김도성 2018. 10. 8. 20:55

 

 

 

 

가을 초상[肖像] /청원 이명희 초록 꿈 버무려 수묵화로 누운 산 하늘을 이고 선 나무들은 마지막 한 소절 남은 연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푸르게도 강생했던 여름날의 뜨거운 사랑 아직도 식지 않은 온기의 촉수는 잎 새 위에서 한껏 키를 키우며 고달픔은 고독한 자의 몫만이 아니었다고 탁류 같은 그리움 하나 마음 속을 휘졌습니다 지나가는 것은 추억이 아니라 가슴 물들이는 사랑이라 되 뇌이며 낙엽처럼 가벼워진 걸음 벽을 넘어 자유를 찾아 은자(隱者)처럼 길을 나섭니다

 

 

 

 

 

 

 

 

 

10월의 시 /청원 이명희 등을 돌리고 가는 것들의 눈물 아름다운 이별의 짧은 볕 마음으로 그윽하고 침묵으로 깊어 진다 마른 풀의 향기 능금이 익는 내음 못 다 한 말 못 다 한 노래 한 뼘씩 높아가고 그리움이 앞장서는 가을 하늘은 맑다 마음 가릴 수 없는 무상 가슴 밑바닥까지 스며오는 고독 모두가 저물어 가는 과정이라고 한눈도 팔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라는 고요 속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산지사방散之四方 떠돌던 굽은 등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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