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부부의 길

무봉 김도성 2018. 5. 16. 05:29

                                               


 

 

 

 

    부부의 길

     

    김도성

     

    뿌리가 잘려나가도 뽑히지 않는

    질경이처럼 살아왔다

    아버지가 6남매를 세상에 두고

    오래전에 떠났지만 4형제가 남아

    대를 이어 살고 있다


    충청도 사람이 강원도 여인을 만나

    딸을 둘을 낳고

    그만 낳으려 했는데 셋째를 유산

    3년 후 아들 미련 때문에

    막내를 또 딸을 낳았다

    누가 물어 딸 셋이라 말하기가

    무엇인가 시원치 않은 사내라는

    자존심이 뱉지 못하는 말을 입안에

    구겨 넣었다


    큰딸 시집 줄 때 딸만 있는 집이라

    꺼려한다는 소식 듣고

    가래침 뱉듯 퉤퉤 하고 싶었지만

    보란 듯이 아들 둘을 낳았다

    둘째 딸은 남매를 두고 막내딸은

    아들 하나 두고 잘 들 살고 있다

    시집가서 시댁 근처에서 살다가

    올챙이 배가되어

    친정 근처에 살던 딸들

    지금은 중국 상해 안양 평촌으로

    신도시 광교로 이사를 갔다


    잡초가 씨 뿌려 영토를 넓혀가듯

    그리 사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몸이 아픈 아내와 살면서

    한편 딸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아버지의 아들로 내가 그랬듯이

    아내를 살피는 것은 내 몫으로

    서로 손잡고 석양을 바라보며

    아파트 산책길을 나선다.

     

    2018.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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