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무봉 김도성 2018. 5. 1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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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성

 

아버지가

가물던 한여름 날

척박한 땅에 뿌리내린

잡초를 뽑았다

 

쇠비름의 머리채를 잡고

호미로 땅을 찍고 찍었으나

쇠비름은 땅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아버지와 쇠비름이

힘겨루기라도 하듯

호미자루에 침을 바르고

다시 또 찍고 당겼으나

머리채가 잘려도 땅을 놓지 않았다

 

잘린 쇠비름의 줄기에서

맑은 피가 흘렀다

승부를 가려야 하는 힘겨루기

당기고 찍고 여러 번

쇠비름은 하는 수없이

축구공만 한 흙을 달고 뽑혔다

 

자세히 살펴보니

파인 호미 등 넘어 흙속에

씨앗 몇 알 떨어트리고

땅을 놓아주었다

 

201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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