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고 / 청원 이명희
빈 장독에 내려앉은 하늘의 고요를 깨워
양철문집 가시울타리 탱자향기 따라
그리움이 커서 멍울도 깊었던
가슴 떨렸던 심장을 안고 가리라
어두움 한 복판에 불 밝혀 걸어두고 싶었던
한껏 부풀은 희망의 걸음으로 낮선 간이역 플렛홈
마지막 열차가 남기고 간 미명의 소리
홀로된 고독에 떨고 있는 그 곳으로 가리라
얼키설키 엮어진 언어들의 출렁거림으로
수런대는 들꽃과 함께 마음 나누었던
단풍 곱게 물든 어느 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눈물 기억하며
마음 지도 펼쳐놓고 추억을 더듬어 가리라
쓸쓸함이 낙엽처럼 후두둑 쏟아지는 오솔길 따라
철, 철. 넘치는 사랑의 노래 부르고 싶어
어둠이 병풍처럼 쳐진 신 새벽
여명을 가르는 첫차를 타고 달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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