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봄날 오후

무봉 김도성 2017. 3. 7. 09:12



 

 

 

 

    봄날 오후


    무봉 김도성


    나이를 먹어 늙어 가는 것

    노인들에게는 슬픈 일이건만

    위로의 말로 익어 간다고들 한다


    학교 공부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발에 맞지 않는 검정고무신 끌고

    터덜터덜 자갈길 걷던 봄날 오후


    새벽에 꽁보리밥으로 아침 먹고

    수도꼭지 빨아 점심으로 채운 배

    꼬르륵 황톳길 걷던 봄날 오후


    내 어려 초등학교 시절 돌아보니

    괴롭고 슬펐던 일들 생각하며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봄날 오후


    삶은 떠나온 길로 되돌아가려나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그 길로

    끌려가는 인생길 걷는 홀로 봄날.


    2017.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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