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
무봉 김도성
나이를 먹어 늙어 가는 것 노인들에게는 슬픈 일이건만 위로의 말로 익어 간다고들 한다
학교 공부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발에 맞지 않는 검정고무신 끌고 터덜터덜 자갈길 걷던 봄날 오후
새벽에 꽁보리밥으로 아침 먹고 수도꼭지 빨아 점심으로 채운 배 꼬르륵 황톳길 걷던 봄날 오후
내 어려 초등학교 시절 돌아보니 괴롭고 슬펐던 일들 생각하며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봄날 오후
삶은 떠나온 길로 되돌아가려나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그 길로 끌려가는 인생길 걷는 홀로 봄날.
2017.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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