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아내를 사랑한 사람들
무봉 김용복
밤에 무서운 꿈에서 깨어나던 날 파고들었던 젖가슴의 비릿한 냄새 이웃집 네눈박이 삽살개가 컹컹 짖을 때면 무명치마 속에 숨었고
빡빡이 머리를 쓰다듬던 따듯한 손 눈의 티끌을 혀끝으로 핥아내던 혀 내게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했던 여인은 어머니였던 것 같다
빙판 낙상으로 무릎 슬 개골 파혈로 수술하느라 아스피린 1주일 복용 금지 후유증으로 뇌경색이 발병했다
3년 가까이 입원 중인 아내가 사랑니 발치하기 위해 또 1주일 아스피린 복용을 금지하라 했다 나는 의사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고민을 했는데
내 고집을 꺾을 수 없다 생각한 딸들이 3일 만에 이상 없이 발치를 했다
딸들이 내게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아버지에게는 결혼으로 맺은 아내이지만 우리들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란다“
어린아이도 아닌데 난 요즘에 와서 아내에게서 가끔 어머니 사랑을 느낀다.
2016.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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