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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물을 만나다
무봉 김용복
세상에 물이 없이 태어난 것이 있으랴
하늘에도 산에도 들에도 바다에도 물
바위틈에 떨어진 씨앗도 물을 만나
숲을 이룬다고 바람으로 답한다
알속에서 만난 정. 난자가 물을 만나
해 달 별을 먼저 찾아온 물에 안기며
해 뜨고 달 솟는 별밤에 알을 깨고 나와
키가 자라고 생각이 커가며 사랑으로
길을 내며 비에 젖어 바람 속에 살고
실개천 물이 막힐 듯 머물다 시내가 되고
강으로 흘러 바다로 머물러 해를 따라
하늘에 오르고 흩어진 구름으로 모여
바람 따라 비로 흘러 또 물이 되고
그 많은 물을 따라 흘러 나 여기 있고
또 그물이 물을 만나고 물과 함께 오고
2016.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