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강인한]붉은 사막을 건너는 달

무봉 김도성 2016. 5. 30.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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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사막을 건너는 달 친절한 억압만이 눈 가리고 손 내미는 시대 모래바람 치솟는 하늘 아래 내가 너를 만난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배스킨라빈스의 나이 서른하나가 너무 늦은 거라면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어요, 너는 내게 말했다. 언제고 그렇다, 너무 늦은 건 아니다. 죽음이 내일 쓰나미처럼 떼 지어 닥쳐올지라도 오늘은 늦은 게 아니지. 어디로 갈까, 가야 하나 붉은 사막을 맨발로 건너가는 달을 보았느냐. 창밖으로 흰눈을 내다보는 호랑가시나무는 알알이 붉은 열매를 매달고 겨울 건너 봄 한철을 또 견디는 것을 나도 잘 안다. 문제는 상처일 뿐. 뼈에 가까운 상처는 지혈이 어려워 그런 상처만 아니라면 저 붉은 사막을 나는 걸어갈 수 있겠다. 낙타가 없어도 내가 낙타가 되어서 가야 하지 않겠느냐. 붉은 사막에 걸쳐지는 보랏빛 구름 그림자를 넘어서면 거기 물결 소리도 나직하게 평화로운 곳, 모쿠슈라, 둥지 속에 새처럼 네가 잠든 곳. 詩/강인한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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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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