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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의 방식
그렇게 될 것은 그렇게 된다*
갈 데까지 가는 자를 돕는 것
그것은 이미 따먹은 과일
저지른 자의 손
치태가 끼듯 머리카락이 자라듯
벽에 똥칠을 하듯
시간은 반드시 폐단을 몰고 온다
표정은 두개골의 공포를 숨길 수 없고
웃음은 치아의 참혹을 감출 수 없네
외로움은 젖은 목젖을 가진 까닭
과거는 되돌릴 수 없고
미래는 내일을 예비하지 못한다
되새길 때 추억은 아름답게 빛나는 것
거짓을 덧붙여 역사는 완결에 이른다
이미 뱉은 말은 뼈아프고
침묵은 다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니
말이 넘치는 자 산으로 갈 것
목욕으로 안녕한 날들이여,
어째서 우리가 불행해지지 않으리
번창하였으므로 멸망에 이를 것
그러니 믿거나 믿지 않는 자들아,
그렇게 될 것은 반드시 그렇게 된다
젊음은 끝내 무사하지 못하고
사랑은 추악한 체위로 늙어갈 것이다
저질렀으므로 돌이킬 수 없고
살았으므로 마침내 죽음에 이를 것
그러니 낙망하는 자여, 스스로 죽으려 하는 자여
아직 늦지 않았으니
그렇게 될 것은 그렇게 된다
종말은 가장 안녕한 날에 닥치리
* 인디언의 경구
詩/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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