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여정]잠에서 깨어나다

무봉 김도성 2016. 5. 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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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에서 깨어나다 도둑맞은 집 같은 그런 봄이 왔다 내 숨구멍을 하나씩 하나씩 열고 있는 봄 꽃의 향기가 내 눈꺼풀을 올리고 빛에 쏘여 눈이 아리다 눈이 밝아졌다 젠장 봄 겨울이 찾아온 첫날밤, 첫사랑과 동침을 했다. 이상하다. 첫사랑은 어디로 가고 낯선 여자 하나가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다. 이상하다. 꿈길로 되돌아가 본다.……잠 속의 나는 잠 밖의 첫사랑의 목을 조 르고 있다. 잠 밖의 첫사랑의 몸이 식어간다. 잠 밖의 첫사랑의 몸이 조각, 조각나고……잠 속의 나는 푸른 잎새를 갉아먹는 배짱이었다. 부른 배를 퉁퉁 퉁길 때마다제 살을 갉아먹는 노래가 솟아났고 솟아 오른 노래가 채 영글기도 전, 정말 도둑처럼 겨울이 찾아왔고 그 노래 마저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잠 속의 나는 동물처럼 길길이 날뛰었고 잠 밖의 나는 식물처럼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 잠 속의 첫 사랑은 살아있는데…… 잠속의 나도 잠 밖의 나도 잠잠했다. 낯선 여자의 등짝이 오싹하다 어쨋든 봄이다 젠장 봄 무슨 봄이 이렇노? 지랄 꽃만 피었다 詩/여정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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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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