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가난의 우정

무봉 김도성 2019. 12. 14. 18:03

 

 

 

 

가난의 우정

 

김도성

 

50년대 긴긴 봄날 오후

초근목피로 넘던 보릿고개

허리띠 구멍이 한 칸씩 줄었다

 

양키 껌 단물 빠지도록 씹다

책상 밑에 숨겨두면

훔쳐 씹었던 그 짝꿍 친구

 

회갑이 넘어 만난 그가

나의 정년퇴임 축하연을

하얏트 호텔에서 베풀었다

 

점원으로 갑부가 된 친구

고향 친구를 불러

잔치를 베푼 은혜 고마웠다

 

가끔 오고 가며 술을 했다

합석한 여자 친구 소개해 달라

조르기에 가라 보냈다

 

내 씹던 껌을 먹던

그 버릇 버리지 못한 친구

만난 지가 8년이 넘었다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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