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둘이라는 행복 김도성 눈비가 내려도 바늘에 실 가듯매일 저녁 아내는 앞에 뒤뚱뒤뚱 걷고한 발 뒤따라 노인이 걷는다 남들이 보면 너무나 다정하게볼 것 같다그 일도 일곱 해 지나고 보니물젖은 휴지처럼 지쳐만 간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희망도설레는 사랑도 이제는 사치고마운 것은 눕지 않고 혼자 거동함을 감사한다 마지막 잎사귀가 달을 잡아둔다가던 길 주춤, 뒤돌아보던 아내의 얼굴에수줍은 봉선화 꽃물 번진다 2019. 2. 14.
둘이라는 행복
김도성
눈비가 내려도 바늘에 실 가듯
매일 저녁
아내는 앞에 뒤뚱뒤뚱 걷고
한 발 뒤따라 노인이 걷는다
남들이 보면 너무나 다정하게
볼 것 같다
그 일도 일곱 해 지나고 보니
물젖은 휴지처럼 지쳐만 간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희망도
설레는 사랑도 이제는 사치
고마운 것은 눕지 않고
혼자 거동함을 감사한다
마지막 잎사귀가 달을 잡아둔다
가던 길 주춤,
뒤돌아보던 아내의 얼굴에
수줍은 봉선화 꽃물 번진다
2019.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