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둘이라는 행복

무봉 김도성 2019. 12. 14. 06:37

 

 

 

 

 

 

 

둘이라는 행복

 

김도성

 

눈비가 내려도 바늘에 실 가듯

매일 저녁

아내는 앞에 뒤뚱뒤뚱 걷고

한 발 뒤따라 노인이 걷는다

 

남들이 보면 너무나 다정하게

볼 것 같다

그 일도 일곱 해 지나고 보니

물젖은 휴지처럼 지쳐만 간다

 

솜사탕처럼 달콤한 희망도

설레는 사랑도 이제는 사치

고마운 것은 눕지 않고

혼자 거동함을 감사한다

 

마지막 잎사귀가 달을 잡아둔다

가던 길 주춤,

뒤돌아보던 아내의 얼굴에

수줍은 봉선화 꽃물 번진다

 

 

2019.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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