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바
김도성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큰 딸 중1학년 일기장을 보았다
<1980년 7월 19일 맑음 아침에 어머니가 차비 천 원을 주셨다.
등교할 때 차비 500원 내고 하교할 때 너무 더워 스크루바 500원 주고 사 먹었다.
차비가 없어 걸어서 집에 왔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오후 어머니가 대문에서 기다리셨다.>
서울 모 사립중학교 공채에 합격해 근무했으나
제대로 봉급은 주지 않고 교복 교재 대금을 착복하던 학교 부정을 보다 못해
사표를 던졌던 1975년 실직 1년
그로 내가 가장 힘들게 살았던 때이다
아이들도 아내도 힘들게 살아 미안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보는 눈에서 별이 쏟아진다
2018.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