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물처럼 썰물처럼 김도성 밀물이 밀고 오듯 만선의 기쁨으로 찾아온 가슴이 부푼 명절 현관 안에 벗어 놓은 신발들이 참새 떼 소리처럼 시끌벅적하다 두 켤레 외롭던 현관에 새끼 쳐 온 크고 작은 신발들 손을 곱아 기다리던 명절에 객지의 자식들이 모여 풋밤처럼 선잠을 설치고 밥 한 두 끼 먹고 떠났다 미안한 마음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아버지 용돈 조금 넣었어요.” 봉투를 놓고 떠났다 병든 아내와 남은 집안 풀어진 옷고름 매지 못한 가슴 안 물 빠진 갯벌처럼 쓸쓸하다 201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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