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아픈 아내를 사랑하게 하는 것

무봉 김도성 2018. 7. 26. 13:05

 

 

 


아픈 아내를 사랑하게 하는 것

 

김도성

 

산에는 숲이 있고

숲 속 나무에게도 아픔이 있다

갑자기 불어온 폭풍우에

가지 하나 내어준 나무도

사랑으로 살아간다

 

3년째 식물인간으로

입원 중인 아내 병원을 매일 찾는

남편의 말이 생각난다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나

내가 아내를 알기에 매일 찾아갑니다. “

 

아픈 아내를 간병하며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왼손이 마비된 아내가 오른손으로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을 자주 한다

여보 고마워요. 감사해요.”

건강할 때 없던 표현이다

 

어쩌면 지금 절대적인 사랑의 대상이

오직 나였는지도 모른다

변비로 고생하는 나에게 아침마다

요구르트에 빨대를 꼽아 손을 내 민다

 

아내가 내게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랑이다

그래서 인생은 괴로우나 아름답다 했나 보다

슬픈 사랑이 내게 삶의 이유가 된다.

 

2018.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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