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무릎 섬

무봉 김도성 2017. 12. 2. 11:08

 

 

 

 

무릎 섬

 

김도성

 

바다처럼 넓고 별처럼 많은

사랑 이야기를 시로 지어

전설을 남기고 싶다

 

여름에 썰물로 홀딱 벗은 알 갯벌에

눕고 싶은 꿈을 꾸었다

 

실오라기까지 모두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하늘을 향해 눕고 싶다

 

두 무릎 오그려 왼 무릎 위에

오른 다리 올려놓고 팔베개해 누우면

지친 갈매기도 앉아 쉬고

 

낮에는 하늘의 해와

바람 따라 떠가는 구름을 보고

밤에는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유성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며

 

밀물로 바다를 채우면

와상(臥像)의 두 무릎만이 섬이 되어

조용히 눕고 싶다.

 

201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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