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섬 김도성 바다처럼 넓고 별처럼 많은 사랑 이야기를 시로 지어 전설을 남기고 싶다 여름에 썰물로 홀딱 벗은 알 갯벌에 눕고 싶은 꿈을 꾸었다 실오라기까지 모두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하늘을 향해 눕고 싶다 두 무릎 오그려 왼 무릎 위에 오른 다리 올려놓고 팔베개해 누우면 지친 갈매기도 앉아 쉬고 낮에는 하늘의 해와 바람 따라 떠가는 구름을 보고 밤에는 은하수를 가로지르는 유성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며 밀물로 바다를 채우면 와상(臥像)의 두 무릎만이 섬이 되어 조용히 눕고 싶다. 2017.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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