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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드디어 편지를 썼다.
병원을 퇴원해 꼭 1주일 만에 편지를 썼다.
경기방송 아침의 멜로디를 들으며 언젠가 편지를 쓰고 싶다고 했다.
작년 12월 19일 90줄짜리 편지에 대한 시를 써 놓은 것이 있어 다시 돌아본다.
-경기 방송국에 보내는 아내의 편지-
죄송합니다.
아침에 멜로디에 사연을 보내도 되는지 여러 번 생각해 보다가 편지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지금부터 3년 전(2014. 2. 24.) 집 앞 홈플러스에 가는 빙판 길에 낙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왼쪽 무릎 종지뼈가 깨졌습니다.
119 구급차로 아주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그런데 무릎 수술 후 병원 침상에서 뇌경색이 발병해 다리와 팔에 마비가 왔습니다.
너무나 놀란 신체상의 이상 때문에 괴로워 죽고 싶었습니다.
다행이 겨우 지탱해 걸을 수 있었으나 왼손과 팔은 전혀 쓸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비교적 다른 환자에 비해 경증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용기를 가졌습니다.
대학병원을 퇴원해 요양병원에서 3년이 넘도록 재활 치료를 했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굳은 의지로 재활치료 받으며 주위 분들의 응원으로
지금은 혼자 화장실을 걸어 다닐 수 있어 감사합니다.
바른 손으로 빨래도 하고 식사도 하며 글도 쓸 수 있어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사실은 저의 남편을 자랑하고 싶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사랑하는 딸들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3년 5개월 동안 재활 치료 받느라 병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찾아오는 정성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남편은 직접 집 살림을 꾸려가고 저에게 매일 서툰 솜씨로 반찬을 요리하고 과일과 간식을 배달했습니다.
하루에 한 번 기다렸다 만나는 남편이 하늘같아 보였고 고마웠습니다.
바로 이것이 서로 떨어져 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성하는 멀리한 사랑이었나 봅니다.
제가 퇴원하면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게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가끔 남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합니다.
3년 넘게 병원 생활하다가 집에 오니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해서 실수를 자주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참고 도와줍니다.
남편이 손수 해주는 밥과 반찬을 먹다가 때론 입맛에 맞지 않아 반찬 투정으로 자주 다투게 됩니다.
잠시 그동안의 3년 5개월의 병원 생활을 돌아보며 짧은 세월도 아닌데 오로지 한 마음으로 돌보아준 정성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같이 77세 할머니가 이런 사연 보낸다고 웃지 마세요.
꼭 이 방송을 듣는 모든 분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꼭 방송을 부탁드립니다.
저의 신청곡은 가수 노사연의 노래 "만남“ 입니다.
그동안 저는 라디오보다 텔레비전을 무척 좋아해 많이 보았습니다.
오래전에 남편이 제게 예쁜 라디오를 하나 사다 주었으나 듣지 않았으나 퇴원해 집에 오게 되면서 경기방송의 아침 멜로디를 4부까지 매일 청취합니다.
요즘 남편이 주부 습진이 생겼다고 말 할 때는 가슴이 아픕니다.
이 편지로 그 고마움을 남편에게 들려주고 싶으니저의 생일 6월 25일에 방송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함께 듣고 싶은 분들이 있습니다.
한빛 현 요양병원 물리치료실 치료사 선생님들과 3층 간호사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지내던 303호 환우 여러분들에게 파이팅 하시고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2017. 6. 13.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976번길 22, 한일타운 아파트 132동 110*호
조명자(41. 6. 25. 생) 전화 010-2255-767*
2017. 8. 7. 경기방송국에서 사음품을 보내 왔다.
14,000원 티켙 두장이 왔다.
아내가 손자들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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