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무봉 김용복
장맛비 내리던 초등학교 3학년 여름 선생님은 칠판을 두드리며 산수 풀이를 했지만 아침에 건넜던 징검다리 개울이 깊어 집으로 가는 길 걱정에 창밖의 빗줄기만 바라보았지
하지만 하굣길 아버지의 등이 다리가 되었지
목숨을 걸고 지하 갱구에서 석탄을 캐고 고층빌딩 건축현장에서 손이 터지도록 철근을 깔고 시장거리 노점에서 비릿한 생선 빈 바구니를 이고 집으로 가는 길 거기에는 기다리는 가족이 있어 우리에게 힘이 되었지
아버지가 그랬듯이 우리도 그 사랑 유산으로 남기고 집으로, 그 집으로 가고 있다. 2016.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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