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집으로 가는 길

무봉 김도성 2016. 12. 23. 09:44

 

 

 

 

 

    집으로 가는 길


    무봉 김용복


    장맛비 내리던 초등학교 3학년 여름

    선생님은 칠판을 두드리며

    산수 풀이를 했지만

    아침에 건넜던 징검다리 개울이 깊어

    집으로 가는 길 걱정에

    창밖의 빗줄기만 바라보았지


    하지만 하굣길 아버지의 등이

    다리가 되었지


    목숨을 걸고 지하 갱구에서

    석탄을 캐고

    고층빌딩 건축현장에서

    손이 터지도록 철근을 깔고

    시장거리 노점에서

    비릿한 생선 빈 바구니를 이고

    집으로 가는 길

    거기에는 기다리는 가족이 있어

    우리에게 힘이 되었지


    아버지가 그랬듯이

    우리도 그 사랑 유산으로 남기고

    집으로,

    그 집으로 가고 있다.

    2016.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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