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風(바람)-2

무봉 김도성 2016. 7. 15. 10:36

 

 

 

 

      風(바람)-2

        

                  무봉 김용복

 

박 부장은 대공원역에서 인덕원역을 가기 위하여 전철에 올랐다. 평일 탓인지 마침 앉을 자리가 있었다. 약간의 취기가 시야를 흐리게 했다. 박 부장은 카키색 바지에 상의는 체크무늬 베지 색 티셔츠에 흰색 모자를 눌러 썼다. 인덕원역 까지 세 정거장이다. 잠시 눈을 부치려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여 앉았다. 그런데 박은 누군가 자기를 주시 하는 예감이 들었다. 고개를 숙인 채 견 눈질로 앞을 바라보았다. 바로 맞은 편 우측 2시 방향에 두 여자가 앉아 있었다. 나이는 45,6세로 보이는 두 여자였다. 좀 뚱뚱한 여자와 키 크고 날씬한 여자였다. 박은 바로 분홍 진달래 원피스 여자와 눈이 마주 쳤다. 박은 자신의 착각이라 생각하고 주위를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박은 다시 그 여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길을 피하지도 않으며 박을 바라보았다. 박은 흥분으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알 수 없는 여자였다. 아니 야 내가 주착이지 하면서 박은 시선을 돌려 고개를 숙였다. 그것도 잠시 다시 그녀를 보았다. 이번에는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면서 박을 똑바로 보지 않는가? 박은 고민이 생겼다. 인덕원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어찌하나 망설였다. 인덕원역에서 수원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그녀는 일행 친구와 무슨 말을 하면서도 박에게서 시선을 놓지 않았다. 인덕원역에서 두 정거장을 가면 범계역이다. 거기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묘령의 여자 때문에 세월의 허물을 벗고 있었다. 착각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누구일까? 혼자 기억의 과거를 더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얼떨결에 박도 미소를 지어 보았다. 그녀 역시 박을 보고 웃고 있었다. 평촌역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박은 다음 역에서 내려야 했다.

박은

“혹시 저를 아세 요” 하고 말을 붙이려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내가 망신이지 하고 포기 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박을 바라보고 있지 않는가? 그녀는 남자인 박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그대로 범계역에서 내리기 에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전철이 평촌역에서 정차했다. 전철 출입문이 열고 닫힐 때 무릎에 걸친 원피스 치마 끝자락이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속살이 보였다. 대충 보아 키가 160센티 넘어 보이고 체중이 50킬로쯤 되어 보였다. 갸름한 얼굴에 오뚝한 코, 빨려 들 뜻한 큰 눈, 조그마한 입에 생머리를 수박색 스카프로 가볍게 묶었다. 쌘달 신은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아 뻗은 모습이 아름다웠다. 옷 속으로 그려보는 몸매는 비너스 상을 연상했다.

드디어 범계역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박은 내릴 생각을 안했다.

마침 그녀의 친구가 내리면서

“너 안내려” 하니 “먼저 가” 했다.

그녀와 박은 시선을 서로 놓을 줄 모르고 바라보았다. 전차는 출발 했다. 박은 용기를 내어 그녀 옆의 빈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내심 속으로 기다린 듯이 자리를 넓혀 박을 맞이했다. 둘이는 서로 말이 없이 앞만 바라보았다. 박은 말을 걸어야 할지 말지 가슴은 뛰고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 까? 흔들리는 차의 요동으로 어깨가 가볍게 스치고 그녀의 다리가 박의 다리를 자극했다. 박은 입안의 침이 마르기 시작했다. 혀끝으로 입술을 적셨다. 박은 우측에 앉은 그녀 쪽으로 45도 고개를 돌려 내려 보았다. 그녀 역시 박과 같은 반응을 하며 몸을 고쳐 앉았다. 가끔 부딪치는 다리의 체온이 박의 몸을 달구었다. 박은 말을 걸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머릿속이 흔들렸다. 마치 수십 년 세월의 허물을 벗어 버린 느낌이다. 다시 금정역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수원으로 가려면 여기서 내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도 박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실 박은 그녀가 어디까지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박 혼자 상상하고 흥분하고 있었다. 박은 날씨가 더워 손수건으로 땀을 닦다가 일부러 수건을 그녀 발 앞에 떨어뜨렸다. 순간 그녀가 수건을 줍는 찰라 박도 수건을 주우려 그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한 동안 서로 바라보았다. 박은 그녀의 손을 놓을 줄 모르고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웃고 말았다.

그리고 박은 “아이고 미안 합니다.” 하고 사과 했다.

그녀는 그냥 웃기만 했다. 박은 이때다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혹 저를 아세요?”

“그럼요, 작가님은 저를 잘 모르실 거예요.”

“아! 그래요.” 박은 호기심이 극에 달했다.

그런데 작가님이란 말에 귀가 번쩍했다.

“당신 같은 미인이 저를 잘 안다하니 저는 영광입니다.”

그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주위를 느낀 탓인지 이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얼굴이 상기 되었다. 밖은 불볕으로 34,5도는 되었다. 그러나 전철 안은 시원한 냉방으로 쾌적했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금정역을 지나 쳤다. 서로가 목적지를 말하지도 않고 내릴 생각도 안했다. 종착역에 가까워지면서 객차 안이 자리가 많이 비었다. 그들이 앉은 좌석 쪽이 텅 비었다. 앞줄에도 피곤해 졸고 있는 몇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차안은 전차의 네일 구르는 소리만 들릴 뿐 조용했다. 서로 얼굴을 대하고 소곤소곤 말해도 대화하기에 지장이 없었다. 두 사람은 의자에 기대고 자리를 넓게 잡아 한 쪽 무릎을 꺾어 마주보고 앉았다.

그녀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말 꾸러미를 어렵게 풀기 시작했다.

“제가 작가님을 처음 만난 곳이 강원도 평창 **원 한국 전통음식 체험 관이예요.”

그녀는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숨을 고르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잠시 진정하는 듯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 다시 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박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작가님 10년 전보다 더 젊어 보여요.”

“농담도 지나치셔라.” 하고 박은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때는 좀 마르셨는데 지금은 몸매가 청년처럼 건강해 보여요.”

박은 “허허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답례하면서 그녀의 무릎을 가볍게 쳤다.

그녀 역시 “반가워요.” 하면서 웃었다.

“작가님! 지금은 뭐 하세요.”

“나 지금 백수예요.”

그녀는 무엇이 그리 궁금했던지,

“집이 수원 아니 세요.”

“네 맞아요. 오늘 대공원 모임 갔다 오늘 길이예요.”

그녀는 취조하는 사람처럼 물었다.

“그런데 왜 안 내렸어요.”

박은 거침없이 바로 답했다.

“그대의 미모와 미소에 빨려 내리지 못했어요.”

그녀는 웃었다.

박은 그제야 여인 생각이 났다. 절친한 친구가 운영하는 강원도 **원 한국 전통음식 체험관에서 오래전 소설 구상 관계로 3박 4일 머물렀다. 박은 **잡지사 부장으로 근무하다 IMF 구조조정으로 명퇴를 했다. 박이 올해로 이순이 얼마 남지 않은 57세다. 여인은 여고 동창 몇 분과 한국 전통음식 조리와 다도예절 연수생이었다. 방학기간이라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온 것이 생각났다.

박은 그녀를 행해 “아들 이름이 뭐더라.”물었다.

“진수! 오진수예요.”

박은 취조관처럼 그녀에게 물었다.

“진수 어머니는 댁이 어디세요.”

“안양 평촌이에요.”

그녀는 짧게 대답했다.

“아! 그런데 왜 안 내렸지요.”하고 두 사람은 깔깔 대고 웃고 말았다.

박은 그녀에게 실제 짐작하는 나이 보다 적게 물었다.

“지금 40초반 이지요.”

그녀는 즐거워하는 눈웃음으로 대답했다.

“어머! 작가님 저 4학년 7반 이예요.”

박은 손을 곱아 계산하며 물었다.

“진수가 24이니까 23살에 시집갔구먼.”

그녀는 대답했다.

“신랑과 여고 때 눈이 마졌지요.”

박은 아하 하면서 “미인은 여고 때 바람 맞기 마련이지” 하고 혼잣말로 중얼 거렸다.

“작가님 부끄러워요.”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어느새 종착역 오이 도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박은 낮술의 취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대로 헤어지기에는 서로 아쉬워했다. 우리 오랜 만에 우연히 만났으니 이야기도 하고 저녁이나 먹자고 제의 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둘이는 차에서 내려 오이 도 바다를 향해 걷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4시가 넘었다. 간기 섞인 바다 바람이 더위를 실어갔다. 박은 그녀의 양해도 없이 손을 잡고 끌었다. 그녀는 박이 의도적으로 주도하기를 바랐다. 두 남녀는 바다 방파제를 따라 걸었다. 그래도 더위 때문에 맛 잡은 손 사이로 땀이 흘렀다.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박은 다시 전철에서의 나를 보고 웃었던 이유를 물었다.

“처음에는 많이 본 사람인데 생각이 잘 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어제 밤 꿈에 작가님을 보았지 뭐에요.”

“**잡지사 작가님이라는 것을 범계역을 지나서야 기억했어요.”

그녀가 말을 할 때 마다 양 볼의 보조개가 파였다 사라졌다.

“작가님이 대공원역에서 타실 때 많이 낯이 익는데 누굴까? 하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간 밤 꿈에 본 그 얼굴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나 혼자 작가님을 보면서 웃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꿈이 참 이상했어요.”

“얼굴은 작가님인데 몸이 이상했어요.”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박은 궁금했다.

“그래서요.” 박은 다그쳐 물었다.

그녀는 웃음기 있는 말씨로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몸이 검정 수퇘지 이예요.”

“꿈은 이상한데 기분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작가님을 꼭 만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약속이 있어 먼저 내리라 했던 거예요.”

“아마 작가님이 인덕원역에서 내렸으면 제가 따라 내렸을지도 몰라요.”

“나중에 평창에서 만난 작가님인 것을 알고 작가님에 대한 옛 감정을 확인 하고 싶었어요.”

박은 점점 흥미의 미궁으로 빠져 들었다.

박은 혼자 옛 감정이란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단지 내가 모 잡지사 작가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박은 어느새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고 걸었다. 그녀 역시 박에게 밀착해 걷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넘었다. 만조가 된 바닷물이 바람에 일렁거렸다. 산책하기에 좋은 그들만의 바닷가 데이트였다. 갯바람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혔다. 한 시간 정도 걸었을 까? 그녀가 좀 힘들어 했다. 두 사람은 방파제 가로수 그늘에 바다를 향해 앉았다. 멀리서 만선의 고기배가 조그마한 어항으로 들어 왔다. 갈매기가 고깃배 따라 떼를 지어 날았다. 그녀는 머리를 묶은 스카프를 풀었다. 바다 바람에 그녀의 생머리가 시원하게 날렸다. 귀 밑으로 쭉 뻗은 그녀의 목이 유난히도 길게 보였다. 옆에서 본 그녀의 반듯한 이마와 단조로운 눈썹, 가끔 눈을 깜박일 때 그녀의 속눈썹이 나비의 더듬이처럼 신비롭게 움직였다. 석류 알처럼 붉은 입술과 비너스 조각상의 턱 밑으로 시원하게 목이 드러났다. 목 밑 원피스 사이로 보일 듯 말듯 한 불룩한 두 개의 유방이 박을 유혹했다. 신비의 베일에 싸인 그녀가 더더욱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박은 그녀에게 물었다.

“아까 말한 옛 감정이란 말이 궁금하네요.”

그녀는 대답 없이 주위를 살피며 “우리 술 한 잔 할 까요.” 물었다.

시계를 보니 6시 30분이 지났다.

박은 “그럽시다. 생선회 좋아 하세요.”

그녀는 “소주 안주에는 생선회가 제일 이지요.” 하고 시원스럽게 답했다.

박은 일어서며 그녀의 손을 끌었다. 금방 소나기를 내릴 듯 하늘이 두꺼운 구름으로 덮었다. 그러나 수평선 넘어 서쪽으로 하늘이 조금 열려 파란하늘이 보였다. 석양에 구름이 붉게 물들고 있었다. 조금씩 사방으로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둘이는 횟집을 찾아 걸었다. 추억의 횟집 간판이 한눈에 들어 왔다. 그들은 2층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마주 앉았다. 7시 창가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아름다웠다. 석양의 불빛으로 그녀의 얼굴이 붉게 상기 되었다. 창가를 제외한 부분이 가리개로 가려 졌다.단 둘만의 오붓한 분위기다. 자연산 농어 1킬로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박은 말을 걸었다.

“호칭을 무어라 해야 할지.아들 이름 부르기는 그렇고요.”

“아! 그렇지요.”

“제 이름이 지나, 성은 민이고요.”

박은 “민지나 씨” 하고 크게 불렀다.

그녀는 깜짝 놀라 “네.” 하고 크게 대답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불러주는 이름 이예요.”

“기분이 이상하네요.”

그녀는 엉클진 머리를 손빗으로 정리했다.

“그러면 앞으로 지나 씨로 부릅니다. 지나 씨!”

그녀는 밝게 웃으며 “네!” 하고 대답했다.

“어제 밤 꿈에 나를 보았다고 했는데 얼굴은 난데 몸이 수놈 돼지라 했지요.”

“제 이름이 박 복돈(朴 福敦) 입니다.”

“그 꿈이 예사로운 꿈이 아닙니다.”

“제 이름의 가운데 글자 복福자와 인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살터이니 지나 씨가 로또 복권 두 장을 사서 하나는 나를 주세요.”하고 박이 제의 했다.

“우리 식사하고 범계역에서 헤어 져야하니 복권은 거기서 사기로 합시다.”

박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자신의 운명의 길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녀는 좋은 생각이라고 파이팅하며 둘이는 손을 마주쳤다. 주문한 딸림 찬과 싱싱한 농어회가 들어 왔다.

그녀는 소주병을 들고 무릎을 꿇어 소주를 따랐다.

“작가님 건강 하세요.”

박은 “지나 잔 받아.” 하고 소주를 부었다.

둘 만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건배를 제창했다. 첫 잔의 소주 맛이 달았다. 그녀도 단숨에 마셨다. 그리고 서로 잔을 바꾸어 술을 부었다. 밖을 내다보니 열린 창문으로 철석철석 파도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어둠이 사방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술이 몇 잔 돌았다. 그녀는 연신 회를 정성 드려 상추에 싸서 박의 입에 넣어 주었다. 그녀나 박은 나이를 잊고 세월의 허물을 벗고 있었다. 소주 한 병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녀는 취기가 도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작가님 아까 제가 옛 감정이라는 말을 했지요.”

“10년 전 평창 **원 연수 과정에 상차리기와 다도(茶道)연수가 있었지요.”

박은 말장단을 맞추듯이 “맞아요. 내가 당신의 남편 배역이었지요.”

박은 자신도 모르게 당신이란 말이 튀어 나왔다. 박은 죄송한 몸짓과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얼굴을 붉혔다.

“그때 지나 씨 한복차림이 너무나 아름다웠지요.”

그리고 박은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작가님은 저에게 첫사랑 여인을 닮았다고 놀렸지요.”

지나는 연수원에서 잠시 차를 마시며 박과의 대화중에 자상하고 따뜻한 남자라는 느낌을 받아 호감을 가졌던 생각이 떠올랐다.

지나는 오늘 전철에서 만난 인연과 꿈이 우연히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우리가 한 주일 연수를 마치고 마지막 날 밤 파티를 했지요.”

“우리가 파티 중간에 작가님을 초대 한 것 기억 하시죠.”

박은“네! 생각납니다.”하고 웃는 얼굴로 답했다.

그녀는 취중에도 또렷하게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마음편한 나들이였지요.”

“남편은 일관계로 장기간 해외 출장이고요.”

“그래서 방학 중이라 아이와 함께 왔어요.”

“물론 다른 친구 아이들도 같이 왔어요.”

그녀의 눈동자 초점이 흔들렸다. 그녀는 먹다 남은 소주잔을 비웠다. 그리고 잔을 디 밀며 술을 따르라 했다.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 갔다.

“작가님의 친구인 **원 최 사장이 쏘겠다며.”

“이차로 시내에 있는 카바레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맥주가 들어와 몇 잔 마시고 디스코 음악이 신나게 흘렀지요.”

“모두들 마음껏 몸을 흔들고 춤을 추었어요.”

“디스코가 끝나자 조용한 브루스 음악이 흘렀을 때 작가님이 저의 손을 끌어 춤추기 시작했습니다.”

“전주가 흐르고 노래가 나올 때 우리는 다정한 연인처럼 춤을 추었습니다.”

“작가님께서 가끔 저를 끌었다 퉁겼다 하는 리더에 저는 혼이 나갔지요.”

“제가 사랑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나비처럼 황홀감에 젖었을 때.”

“작가님께서 저를 밀착시키며 저의 귀에 대고 뜨거운 입김으로 속삭였습니다.”

“당신 같은 미인은 처음입니다.”

“우리 먼 훗날 아름다운 사랑을 연출하고 싶습니다. 하고 나를 강한 팔로 부서져라 포옹을 했습니다.”

박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작가님 그 때 그 감정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댁이 수원이라는 것과 작가라는 것 밖에 몰라 연락 할 수 없었습니다.”

박도 오늘 그녀를 만난 것이 우연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인연이다. 10년이 지난 오늘 간밤 꿈에 나타난 작가님을 전철에서 만났으니. 그들의 새로운 운명이. 그녀는 물기 어린 눈으로 박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까 하늘을 뒤덮은 구름은 벗어지고 보름달이 떠올랐다. 시중드는 주모에게 물으니 오늘이 음력으로 열엿새라 했다. 박은 반병의 술을 남기고 그녀를 끌어 총총히 횟집을 나왔다. 시계를 보니 밤 10시가 가까웠다. 택시를 타고 오이 도 전철역으로 왔다. 늦은 시각 시발역으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녀는 박에게 기대어 잠이 들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기 드문 미인이다. 남편은 **항공 파일럿으로 자주 해외 외박이라 했다. 지나는 박의 핸드폰을 가져가 그녀의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40여분 후에 범계역에 도착했다. 그녀는 정신이 좀 드나보다.

“작가님 우리 복권 사요.”

그래서 복권 두 장을 사서 나누어 가졌다.

“작가님 오늘 행복 했어요.”

“당첨이 되던 안 되던 제가 멋지게 쏘겠습니다.”

둘이는 복권을 흔들며 재회의 약속도 없이 헤어졌다.

 

민지나 씨가 오랜 만에 전화를 했다. 오랜 만에 듣는 밝은 목소리이다.

참으로 반가 왔다.

“그동안 소식을 자주 전하지 못해 죄송해요.”

잠시 진정하며 숨을 길게 쉬었다.

“제 생활에 견디기 힘든 사건이 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요.”

“우리 만나요.”

오이 도에서 헤어진 후 7개월 만의 통화다.

“작가님 금주 토요일 5시에 안양에서 만나요.”

“안양 어디에서 만날까?”

“안양 평촌에 있는 경양식 집 **에서 뵙지요.”

경양식 집은 박이 예전에 아내의 생일잔치로 가보아 위치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좋은 소식은 복권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쁜 소식은 무얼까? 박은 궁금했다. 서울 대공원 역에서 전철을 타고 오이도역에 내려 오이도 방파제를 그녀와 함께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갯바람에 날리던 그녀의 머리칼, 진달래 원피스가 바람에 날려 가슴 허리 하체의 선이 더욱 선명했던 비너스상과 같은 그의 몸매에서 더더욱 사랑을 느꼈다.

수요일 저녁에 전화를 받고 그녀에 대한 공상이 머리를 혼미 하게했다. 한편 박은 이 일을 아내가 알게 될 경우 그 충격과 예상 할 수 없는 사건이 두려웠다. 수요일 밤을 공상과 고민으로 꼬박 새웠다. 지나 와의 약속을 취소할까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한편 이 나이에 아름다운 미녀들을 만난다는 남자만의 자부심이 흥미를 끌게 했다. 한편 머릿속에서 궁금한 것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에 대한 일이 유혹을 했다. 7개월 만에 만나는 그녀의 모습이 궁금했다. 목요일 금요일 이틀을 번민하며 결국 만나기로 결심했다. 만나기로 약속한 당일 이발도 하고 머리 염색도 했다. 가능한 젊게 보이려고 청바지에 붉은 상의를 입었다. 그리고 겨울이라 버버리 코트를 걸쳤다. 박은 그녀를 만나는 순간을 상상하며 가슴이 흥분 되었다. 만나면 술을 한잔해야 하므로 시내버스를 탔다. 예상 시간보다 차가 빨리 도착했다. 토요일 약속된 장소에 10분 일찍 도착했다. 여름 옷을 입고 만났던 그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약속시간 5분전에 화려한 그녀가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했다. 추운 겨울이라 그녀는 검정 밍크코트에 서양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모자를 썼다.

늘씬한 키에 위로 가슴선과 아래로 힙 선이 분명한 S라인의 몸매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 항공 여자 승무원 출신이다. 높은 하이힐에 밍크를 걸친 모습이 남다르게 보였다.

훤칠한 키에 우아한 몸매에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작가님 일찍 오셨군요.”

박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박은 그녀의 외투를 벗겨 옷걸이에 모자와 함께 걸었다. 의자를 빼어 앉도록 배려했다.

“작가님의 국제적 매너에 반했어요.”

지나는 가벼운 미소로 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박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작가님 무척 보고 싶었어요.”

“ 사랑해요.”

그녀의 입김이 박의 얼굴을 달구었다. 박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있었다.

그 때 그녀는 작가님 자리에 앉으라고 손을 펴서 안내했다.

그녀는 “우리가 오이 도에서 작별 한 후 너무 오랜만이죠.”

“그래요 해가 바뀌어 7개월이 되었어요.”

“작가님 오늘은 제가 쏩니다.”

“우선 식사부터 주문하세요.”

박은 메뉴를 보고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그녀도 같은 것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와인 한 병을 추가했다. 그녀는 와인 잔에 술을 따랐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과 건강을 기원하는 축배를 했다. 그녀의 다이야 목걸이와 반지가 유난히 빛을 발했다. 귀걸이는 실내조명을 받아 풀잎의 이슬처럼 영롱했다. 감색 투피스 정장이 잘 어울렸다.

“작가님 지난 8월부터 12월 까지 4개월간 미국 LA에 있었어요.”

그녀는 그다음 말을 잇는데 시간이 흘렀다. 그의 음성은 무겁게 떨렸다. 참다못한 박은 컵의 물로 목을 가볍게 축였다. 박은 두 눈을 그녀에게 고정하고 몸을 앞으로 숙여 그의 말에 귀를 기우렸다. 한숨을 길게 내쉬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지난해 7월 말 비행 중 남편이 심장마비로 운명을 했어요.”

그녀는 울먹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녀는 소리 없이 흐느끼며 어깨를 들썩 이였다. 박은 어찌 위로해야 할지 할 말을 잃었다. 그녀의 남편은 ** 항공사의 조종사였다.

남편은 그녀 보다 네 살 위로 51세였다.

“장례식 직후 미국 언니 집에서 있다가 지난 연말에 귀국 했어요.”

박은 슬픈 소식이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고 직감 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는 다시 떠 올리고 싶지 않은 어찌 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박은 인생의 무상을 다시 실감했다.

“지나 힘을 내!” 하고 박은 와인 잔을 들었다.

“지나 한 목음 쭉 마셔요.”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박을 바라보았다. 박은 손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훔쳤다.

그녀는 “작가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박의 손을 어설프게 잡았다. 박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두 손을 힘껏 잡고 용기를 가지라 했다. 그들은 두 눈을 수평선으로 맞추며 빙그레 웃었다. 박은 손이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지나는 “작가님 손이 왜 이리 따뜻해요.”

그리고 그녀는 손을 놓지 않았다. 박은 싫지가 않았다.

한편 박은 마음속으로 앞으로 전개될 미래가 궁금했다. 아무리 보아도 40대의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감색 투피스 정장으로 둘러진 몸매와 목 밑으로 파여진 V자 아래에 시선이 끌렸다. 박은 나이를 잊고 있었다. 가끔 주변의 소음으로 박의 이야기가 안 들리는지 그녀는 몸을 앞으로 숙여 박을 바라보았다. 그럴 때 마다 박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그의 눈으로부터 그녀의 가슴 선으로 흘렀다. 남자의 본능적인 행동이 분위기 맞게 작용했다. 지나간 세월의 허물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그녀와 박은 10년의 세월의 차가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것은 의식을 하지 않았다. 마치 둘이는 연인처럼 서로의 감정을 뜨겁게 교환했다. 훤칠한 키에 작은 얼굴, 옷 밖으로 드러난 백옥 같은 피부는 박을 흥분 시켰다. 와인 반병이 어느새 비어 있었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들어 왔다.

** 식당의 특징은 과일 차 야채 과자 아이스크림은 뷔페로 자기가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었다. 그녀는 박에게 열심히 먹을 음식을 날랐다. 그리고 직접 음식을 박의 입에 넣어 주었다. 박은 황홀했다. 젊고 멋있는 미인에게서 박은 애정을 느꼈다. 박은 그저 좋아 그녀의 말만 듣고 즐거워했다. 둘이는 스테이크를 쓸었다. 그리고 소스를 발라 맛있게 먹었다.

그녀는 드디어 지난 7월 오이도 데이트에 대한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짧은 만남이었으나 저에게는 평생에 남는 아름다운 추억이었어요.”

“작가님 우리가 왜 그날 범계역에서 복권을 두 장을 사서 나누어 가졌지요.”

“ 응! 그래요.”

“작가님은 어떻게 되었어요.” 하고 물었다.

박은 웃으면서 “꽝이야!”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작가님 놀라지 마세요.”

“저는 거금 500만원이 당첨 되었어요.”

박은 “아! 그래”하고 그녀와 손뼉을 마주쳤다.

그녀는 자기 핸드백을 열어 분홍색 봉투를 박에게 주었다.

박은 “이게 무엇이지”하고 물었다.

그녀는 열어 보라 했다. 박은 조심스럽게 열어 보았다. 봉투 안에는 편지가 있었다.

간단히 적은 몇 줄의 내용이다.

“작가님 우리의 만남이 운명적이라 생각해요.”

“이 운명의 만남을 피하지 말고 받아 드리고 싶어요.”

“작가님 이 돈으로 가까운 일본으로 온천 여행을 떠나요.”

“ 거절하지 마세요.”

“ 작가님 사랑해요.”

박은 솜으로 만든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정신이 약간 몽롱했다. 봉투에는 100 만 원 권 수표 5매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박이 말문을 열지 못하도록 미리 박에게 주문했다.

“여행 일정과 모든 수속은 작가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일정은 2월 초순으로 해 주세요.”

그녀는 명령을 하듯이 말했다. 박은 변명 할 수가 없었다. 박은 주저 하지 않고 알았다고 했다. 다시 그들은 와인을 들어 축배를 했다. 와인 한 병을 다 마셨다. 그녀는 긴장이 풀렸는지 말과 눈동자에서 취기를 느꼈다.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넘었다.

“아! 그리고 작가님 하나 있는 우리 아들 미국에서 유학 중에 있어요.”

“앞으로 평촌 집도 정리하고 LA 언니집 근처에서 살 궁리를 하고 있는 중이예요.”

“상세한 것은 작가님과 다음에 상의 하겠습니다.”

“작가님 여기까지 오신 길에 우리 집으로 가서 한잔 더해요.”

“앞으로 여행 전에는 자주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박은 그녀에게 외투를 입혔다. 그녀는 박의 팔을 끌며 밖으로 나왔다. 박은 긴장한 탓인지 정신이 말짱 했다. 박은 또 앞으로 전개될 미지의 세계를 생각하며 흥분에 빠졌다. 그녀의 얼굴이 홍조로 달아올랐다. 겨울 저녁 날씨 치고는 포근했다. 둘의 만남을 축복이나 하듯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박을 자기 집으로 끌었다. 걸어서 15분 거리다. 둘이는 걷기로 했다. 공원의 개천 길을 따라 걸었다. 그녀는 박에게 팔짱을 걸었다. 박은 싫지가 안았다. 제법 눈발이 굵어 졌다. 내리면서 쌓이는 눈이 발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소리를 냈다.

둘이는 말없이 천천히 걸었다.

박은 총각 때 첫사랑의 여인과 걷던 겨울이 생각났다. 서로 좋아 3년을 죽도록 사랑했다. 그러나 박의 어머니의 완강한 반대로 생으로 이별을 했다. 박은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 벌써 35년 전의 일이다. 30년 만에 그녀가 살고 있는 곳과 소식을 알게 되었다. 박으로 인한 상처로 머리를 삭발하고 절에서 3년 동안 불도를 했단다. 박도 첫사랑의 가슴앓이를 치료하는데 30년이 걸렸다. 박은 지나와 잠시 걷는 동안 그동안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만감이 교차했다. 앞으로 박의 삶이 두려웠다. 절대로 情을 주지 않으리라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본다. 눈은 함박눈이 되어 펑펑 쏟아 졌다. 지나는 걷기가 힘이든지 공원 벤치에 앉자했다. 박은 손수건으로 의자의 눈을 쓸었다. 지나는 앉자마자 박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박은 버버리코트를 벗어 둘이는 뒤집어썼다. 두 사람의 온기는 서로의 몸을 달구었다. 가로등 불빛은 그녀의 얼굴을 아름답게 조명했다.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었다. 오이도 전철에서 그랬듯이 둘이는 마주보고 무릎을 꺾어 앉았다. 그리고 박은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을 들고 가슴을 부풀려 박에게 밀착했다. 그녀의 얼굴이 마치 서리 내리는 늦가을 달밤의 박꽃처럼 아름다웠다. 그녀의 얼굴에 내리는 눈발이 가로등 불빛으로 아른거렸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그시 눈을 감고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슴으로부터 깊은 숨을 코로 내 쉬었다. 박은 그녀의 얼굴을 팔을 꺾어 당겼다.

그리고 가볍게 그녀의 입술을 범했다. 그녀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나머지 다리를 박의 허리에 감았다. 박의 국부에 뜨거운 피가 돌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슴은 부풀어 올랐다. 박은 입을 벌려 그녀의 입을 삼킬 듯이 덮었다. 그리고 혀끝으로 그녀의 입안을 더듬었다. 반대로 그녀도 혀로 박의 입안을 더듬었다. 둘이는 서로가 서로의 혀를 감각으로 교환했다. 둘이는 부드럽고 달콤한 입술에서 성적 자극을 만끽했다. 그리고 박의 한손은 그녀의 유방을 더듬고 한손은 목을 끌어 강열한 키스로 서로의 몸을 태웠다. 박은 자신의 몸을 제어 할 수 없을 정도로 최대로 발기 되었다. 그녀 역시 뜨거운 열기로 국부를 적셨다. 몸을 부딪치는 감각에서부터 혀끝에서 느끼는 감각이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가슴에서 더워진 뜨거운 피가 동맥을 타고 하부의 모세 혈관을 팽창 시켰다. 서로는 눈으로 확인 없이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멋진 여행을 생각하며 서로가 절제하기로 모든 것을 참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흥분된 감정을 조절했다.

그녀는 엉클러 진 머리를 손빗으로 빗었다. 그리고 흡족한 미소로 박을 바라보았다.

“작가님 생각 보다 멋진 면이 많아 나 사랑에 빠질 것 같아요.”

“작가님 우리 부담 없이 이렇게 즐겨요.”

박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박은 사랑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고질병이 있다.

박은 그것이 두려워 미래가 불안 했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 되었다. 버버리 코트위에 눈이 수북이 쌓였다. 그녀는 한기를 느끼는지 몸을 떨었다.

“작가님 우리 집이 바로 저 아파트예요.”

“추운데 가서 차 한 잔하고 가요.”

그녀는 박을 끌었다. 박은 갈까 말까 주춤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박을 놓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박은 동의 했다. 전망이 좋은 17층에 65평형이라 했다. 그녀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모든 조명을 밝혔다. 대형 거실에 4개의침실 3개의 화장실 넓은 주방에 고급 가구와 기물로 잘 정리 되었다.

“작가님 잠시 여기 앉아 기다리세요.” 하며 침실로 들어갔다.

잠시 후 화려한 이브닝드레스 차림으로 나왔다. 박은 그녀에게서 또 다른 미모를 발견했다. 박은 우발적인 행동을 자제하느라 시선을 그녀로부터 돌렸다.

그녀는 불안해하는 박의 모습을 보고

“안심 하세요.” 하며 빙그레 웃었다.

“작가님 양주한잔해요.” 하면서 진열장에서

고급 양주를 딸아 그라스에 얼음을 채웠다. 둘이는 첫잔을 들어 앞으로 있을 일본 여행을 위해 건배를 했다. 둘이는 식탁을 앞에 두고 서로 팔꿈치로 턱을 괴고 눈을 마주해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둘이는 세월의 허물을 벗어 버리고 있었다. 나이차를 느낄 수 없었다. 현재의 순간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벽시계가 11시를 둔탁한 소리로 알린다.

“지나 이제 가야해.” 하고 일어 서려하는데 박을 잡았다.

“작가님 부탁이 있어요.”

“일본 여행 신청 할 때 우리는 부부처럼 호텔 한 방으로 신청하세요.”

박은 그녀의 요구대로 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마지막 포옹과 키스로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 했다. 전화가 울렸다. 박은 늦은 밤에 누굴까? 궁금했다. 통화 후 그녀는 말을 했다. 콜택시가 아파트 현관에 대기 중이란다. 그녀의 친절한 배려가 고마웠다. 그녀의 배웅을 받으며 박은 헤어 졌다. 수원으로 오는 택시에서 정말로 복권이 당첨 됐을까? 아니면 나와 여행을 하기 위한 연극일까? 박은 가벼운 의심을 해 보았다.

 

-오붓한 밀월여행-

2.9-12.(3박4일) ** 여행사에 신청했다. 그녀는 박에게 우리의 관계를 부부로 신청하라 했다. 박은 나이 차로 보아 그리 할 수가 없어 고민을 했다. 박은 담당에게 민지나 와 자기를 같은 커플로 알고 여행계획을 구상하라고 부탁했다. 관계자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알았다고 했다. 여행비는 1인 90여 만 원 이다. 두 사람 경비 180만원을 지불했다. 나머지는 잡비로 써도 충분했다. 박은 고민이 생겼다. 박은 아내에게 사실을 말 할 수가 없었다. 몇 년 전 종교계통 초청으로 박이 중국을 다녀온 일이 있다. 물론 비용은 모두 **단체에서 부담했다. 박은 아내에게 중국여행자 중 전국에서 20명 차출에 선발 되어 일본 관광을 가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비용은 **단체 부담으로 3박 4일 다녀온다고 이해를 시켰다. 한편 박은 아내에게 미안 했다. 박은 지나에게 여행 일정 및 준비물 관계로 만날 것을 연락했다. 2월 5일 오후 6시 전에 만났던 경양식집 안양 **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박은 그녀에게 편한 복장으로 나오라 했다. 그녀는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두 사람이 처음 오이 도에서 만난 날이 2월 5일이면 마침 200일이 되는 날이다. 박은 그녀에게 만남 200일을 기념하여 붉은 장미꽃 바구니를 근처 꽃집에 주문하고 배달을 요청했다. 박은 약속시간 30분 전에 꽃집에 도착하여 꽃값을 지불했다.그리고 꽃 카드에 편지를 썼다.

“지나 우리의 운명적인 만남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 드려요.”

“나는 10여년의 세월의 허물을 벗는 느낌입니다.”

“우리 서로의 좋은 감정이 흐르는 한 세월의 차가 문제 되지 않을 겁니다.”

“우리의 만남 200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지나를 사랑하는 나의 붉게 타는 마음을 장미에 채워 드립니다.”

“사랑해요 지나.”

박은 꽃집 아주머니에게 부탁했다. 늦어도 5시 50분 까지 **경양식 집 안내 종업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박은 식당에 미리 도착 했다. 안내 아가씨에게 부탁했다. 우리의 예약 석을 알려주고 꽃이 오면 전달 해달라고 부탁했다. 시계를 보니 6시 10분 전이다. 6시 정각에 지나가 나타났다. 청바지에 긴 부스를 신고 짧은 점퍼 스타일의 검정 파카를 입었다. 그리고 머리에는 짧은 차양이 달린 검정색 가죽 모자를 썼다. 목에는 빨간 머플러를 언밸런스로 걸쳤다. 짙은 화장에 립스틱 짓게 바르고 패션모델이 걷는 것처럼 경쾌하게 걸어 왔다. 부스를 신은 긴 다리와 달라붙은 청바지 밖으로 힙 업 된 두 개의 엉덩이가 매력 적이다.

그녀는 “어머 작가님 일찍 오셨네요.”

그녀는 서있는 채로 박을 향해 밝게 웃으며 박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안녕 하세요 선생님” 하며 인사를 했다.

박은 반사적으로 “오! 지나 참으로 아름다워요 잘 지냈어요.”

지나는 “네!” 짧게 답했다.

박은 파카와 모자를 받아 옷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의자를 빼어 앉도록 안내했다. 가슴이 푹 파인 셔츠는 풍만한 가슴을 엷게 가렸다. 정장을 했을 때 보다 10년은 어려 보였다. 박 역시 청바지에 붉은 T를 입었다. 둘이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서로를 즐기기로 평안한 마음을 갖기로 했다.

그때 예쁜 종업원 아가씨가 꽃다발을 지나에게 전하며 “축하 합니다.” 인사를 했다.

지나는 “어머나!” 영문도 모른 채 “고마워요.”

“작가님 이 꽃 어떻게 된 거예요.”

“지나 거기 엽서를 보면 다 알아요.”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장미꽃의 향기를 맡으며 엽서를 풀었다. 꽃을 가슴에 않은 채 엽서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실내조명과 장미꽃이 조화를 이루어 그녀의 얼굴을 붉게 물 드렸다. 엽서를 읽는 그녀의 속 눈 섭이 호랑나비 더듬이처럼 상하로 움직였다. 그녀는 엽서를 몇 번을 읽는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매달렸다.

“작가님! 고마워요.” 하며 박의 손을 끌어 손등에 키스를 했다.

“작가님! 울지 않으려 했는데 저 감동 먹었어요.”

그리고 “남편이 생각나서요.”

“남편으로부터 꽃을 받아 보고 처음 이예요.”

아무리 악녀라도 꽃에 마음이 녹는 다는 글을 읽은 것이 박은 생각났다. 그리고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는 말도 들었다. 이러한 순간순간의 즐거운 감동이 가슴에 쌓여 즐거운 추억과 사랑을 잉태했다. 그녀는 가볍게 흘린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화장을 고쳤다. 그리고 박의 컵에 물을 따랐다. 그녀도 물을 마셨다. 그리고 박을 향해 밝게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박은 그냥 웃기만 했다. 발랄하고 풋풋한 아가씨처럼 보였다. 둘이는 음식을 주문했다. 박은 그녀에게 먼저 주문하도록 권했다. 박은 그녀가 주문하는 것으로 했다. 레드와인 한 병을 추가 했다. 와인이 먼저 왔다. 둘이는 먼저 와인으로 만남 200일을 축배 했다. 와인 잔을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했다. 그리고 그녀는 안주용 과일과 야채를 날랐다. 그녀는 이것저것을 먹도록 박의 입에 넣어 주었다. 참으로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박은 그녀에게 여행 일정표를 주고 설명했다.

2월 9일 인천국제공항 11시 30분 이륙 **항공, 출국 수속관계로 당일 9시 30분에 여행사 가이드 박수정씨를 공항에서 만나기로 되었다. 그래서 박은 수원에서 7시 공항버스를 타고 안양 평촌 경유하는 버스에서 7시 30분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이야기 중에 주문한 식사가 나왔다. 먼저 스프를 먹었다. 그리고 스테이크를 잘랐다. 그녀는 와인 잔을 채웠다. 그리고 둘이는 잔을 부딪치며 건배 후 입안을 가볍게 적셨다. 벌써 와인 반병을 비웠다. 박과 그녀는 약간 취기가 돌았다. 그녀의 얼굴은 홍조로 붉었다. 둘이는 이야기 중에 서로의 생일을 확인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벌어 졌다. 그녀도 박과 같이 양력으로 생일 지낸다고 했다. 이럴 수가 어쩌면 3월 17일 날짜가 하루도 틀림없이 똑 같았다. 그런데 음력으로는 3일의 차가 있었다. 한편 박은 두려 왔다. 박은 종교가 칼빈의 예정론을 믿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이미 예정되고 계획된 상태에서 진행 된다는 예감이 박을 두렵게 했다. 오이 도에서 만나던 날 우연한 전철에서의 만남도 그렇고, 민지나의 꿈에서 보았던 박의 모습이 얼굴은 박 인데 몸은 돼지, 그래서 복권을 산 것이 500만원 당첨되고, 그래서 일본 여행을 추진했다. 의심하기 시작하니 모든 것이 이상하게 생각 되었다.

지나는 “작가님 무엇을 그리 골똘히 생각하세요.”

“응! 아니야” 하고 박은

“참으로 신기하지.”

“생일이 어쩌면 달과 날이 똑같을 수가 있어.”

“앞으로 우리 생일을 같이 한 날에 축하하면 되겠다.”

지나는 무엇인가 잘되는 축복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거워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8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뜨거운 차를 마셨다. 박은 나이를 잊고 그녀에게 애정의 싹을 키우고 있었다.

그녀는 “작가님! 이제 그만 나가요.”

박은 “그럴까!” 하며 그녀의 파카를 입혔다.

그녀는 “작가님 고맙습니다.” 둘이는 식당을 나왔다.

밤공기가 차가왔다. 둘이는 약속이나 한 듯이 걸었다. 그녀는 박의 왼팔을 꼭 껴않고 걸었다. 그녀는 걸으면서 자주 박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박은 “지나 나 하나 물어 볼게 있어.”

“나같이 나이 많은 사람과 걸으면 창피하지 않아.”

“아니요. 작가님 그런 생각하지 말아요.”

“아마 누가 보더라도 나이차가 나는 연인으로 보겠지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 남의 일에 관심 없어요.”

“사랑에 무슨 나이가 필요해요.”

“우리 둘이 좋은 감정을 느끼며 즐기면 되지 않아요.”

지나는 참으로 현대적이고 대담했다. 지나는 걸으면서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라는 노래를 불렀다. 음색이 부드럽고 감미로 왔다.

“작가님 우리 노래방 가요.”

“강원도 카바레에서 노래 한 것 기억나요.”

“노래방에 가서 옛날 생각하며 노래나 실컷 불러요.”

둘이는 멀리 보이는 범계역으로 걸었다. 그녀는 오른 손으로 박의 등을 더듬고 서로의 왼손을 꼭 잡고 걸었다. 아마 30분은 걸었나 보다 시간이 8시 40분이다. 둘이는 범계역 부근의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1시간을 신청하고 캔 맥주와 음료수를 주문했다. 그녀와 박은 외투를 벗었다. 음악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울렸다. 그리고 종업원이 맥주와 음료수를 가지고 왔다. 둘이는 서로가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 꼭 껴 않아 한 동안 포옹을 했다. 그녀는 박에게 노래를 신청하라고 성화다. 박은 배호의 안녕을 불렀다. 일절을 애절하게 부른 후 간주가 나올 때 그녀는 박에게 다가 왔다. 둘이는 서로가 약속한 것처럼 서로 붙들고 간주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많이 추어 본 솜씨다. 몸놀림이 부드러웠다. 그녀의 가슴이 박에게 밀착 되었다. 2절 노랫말이 나왔으나 무시하고 춤을 추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박을 올려 보았다. 조명을 받은 그녀의 얼굴이 아름다웠다. 박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눈과 입술이 가볍게 떨었다. 박은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스쳤다. 그녀는 온 몸을 밀착하며 몸 트림을 했다. 박은 억센 팔로 그녀를 끌었다. 그리고 그녀의 귀 볼을 빨았다.

그녀는

“아이 작가님!” 하면서 박의 목을 끓어 않았다.

그리고 박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부서져라 감았다. 그리고 박은 혀로 그녀의 입안을 더듬었다. 서로의 혀 감각으로 서로를 즐겼다. 달콤한 키스였다. 그녀의 가슴은 터질듯이 팽창했다. 박은 그녀의 브래지어 밑으로 두 손을 넣었다. 그녀는 흥분을 지탱하기 힘든지 박을 끌어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 둘이는 강렬한 키스 세례를 서로 퍼 부었다. 둘이는 온몸의 성감대가 최대로 발기 되었다. 박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 몸 아래로 손이 내려갔다.

“작가님! 오늘은 안 돼요.” 하며 박의 손을 잡았다.

박은 “미안!” 하며 몸을 바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캔 맥주를 땄다. 그리고 둘이는 건배하며 몸의 열기를 식혔다. 그리고 그녀는 만남이라는 노래를 열창했다. 둘이는 교대로 노래를 신나게 불렀다. 박은 허무한 마음. 조약돌, 옥경 이를 마음껏 열창했다. 그녀 역시 어머나, 해변으로 가요, 정 하나 준 것 이를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스코 메들리를 신나게 불렀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되었다.

박은 범계역에서 수원행 버스를 타면 된다. 그녀는 박에게 오늘 헤어지자했다. 그러나 박은 얼마 안 되는 그녀 집까지 배웅하기로 했다. 둘이는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로데오 거리를 나이를 잊고 손을 잡고 걸었다. 박은 그녀의 아파트 입구에서 9일 아침에 만날 것을 확인하며 헤어 졌다. 박은 두세 발 걷다 말고 돌아보았다. 그녀는 박을 보고 빨리 가라 손사래를 저었다. 다시 범계역으로 돌아와 수원행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5분이 지났을 때 그녀의 메시지가 왔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집에 오니 11시가 넘었다. 박의 아내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내에게 미안했다.

 

- 지나의 일본 관광 -

*. 첫째 날

2.9-12(3박 4일) 그들 둘 만이 아는 역사적인 일본 여행을 떠났다. 박은 가족에게는 큰 죄인이 되었다. 운명은 박을 비켜가지 못하도록 좌우를 막고 뒤에서 밀었다. 한편 박은 소설의 주인공처럼 미래의 운명을 편하게 받아드리기로 결심했다. 드디어 지나와 만기로 약속한 날이 왔다. 아내도 박의 일본 여행을 알고 있다. **단체 초청으로 일본에 여행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몇 년 전 **단체 초청으로 중국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다. 박은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

첫날 2월 9일 11:30 비행기를 탑승해야했다. 박은 집 앞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시계를 보니 7:00다. 이 버스는 안양 범계역을 거처 가도록 되어있다. 박은 지나와 7:30에 안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날씨는 쾌청하고 2월 날씨 치고는 춥지가 않았다. 그들 둘의 운명의 날이 시작 되었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일까? 아내에게 죄스럽고 미안한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앙금처럼 가라 앉아 박을 불편하게 했다. 그러나 박은 이미 시작된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했다. 지나는 박에게 너무나 적극적으로 접근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했다. 그래서 박은 행복했다. 박은 나이를 잊고 하나하나 허물을 벗고 있었다. 드디어 안양 범계 공항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지나와 박은 차창 밖을 보며 서로 손을 흔들며 반가운 인사를 교환 했다. 지나는 간편한 복장 차림이다. 청바지에 잠바스타일로 머리에는 차양이 짧고 각이 많은 모자를 썼다. 그녀는 언제 보아도 풋풋하고 싱싱한 느낌을 주었다. 생 얼굴에 가까운 가벼운 화장을 했다. 여행 가방을 리무진 공항버스 트렁크에 실고 올라 왔다. 박은 그녀를 창 쪽 의자로 안내 했다. 여자 특유의 체취가 흘렀다. 마치 무지개 색처럼 여자마다 각기 다른 향을 지닌다. 마치 여자의 음기와 같은 본인도 모르는 남자만이 느끼는 여자의 색깔이 있다. 박은 그녀의 손을 잡고 서로 마주보며 뜨거운 인사를 했다. 지나는 상기된 얼굴에 호흡이 약간 거칠었다. 지나는 박의 따뜻한 손을 자신의 얼굴에 비벼댔다. 둘이는 아무도 없는 뒤 좌석에 앉았다. 지나는 박의 왼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꼭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참으로 부드러운 손이다. 마치 부드러운 최고급 실크 원단 같았다. 거기에 따뜻한 촉감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잊게 했다.

07:30에 정확히 버스가 출발했다. 그녀는 가능한 취할 수 있는 애정 표현을 했다.

의자 사이의 좌석 경계가 서로를 밀착하는데 불편 했다. 그녀는 약간 불안 해 하는 박의 마음을 읽었는지 박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유도했다. 그녀는 자주 박의 얼굴을 올려 보았다. 그녀는 박의 왼손을 잡고 박이 거북한 말을 할라치면 그녀의 왼손이 박의 입을 가렸다.

박은 속으로 다짐 했다. 이제는 포기 할 수없는 일 우리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복잡한 잡념을 모두 잊기로 했다. 날씨는 맑았다. 출근 시간으로 시내를 빠지는 데 시간이 지체되었다. 잠시 후 버스는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그녀는 핸드백에서 초콜릿을 꺼내 한쪽을 박의 입에 넣어 주었다. 둘이는 모두 아침식사전이다. 둘이는 서로의 시선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박의 손을 끌어 그녀의 다리 사이에 넣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서 열기를 직감 할 수 있었다. 박 역시 억제하기 힘든 성 충동이 일었다. 그러나 좀 더 멋있는 여행을 꿈꾸며 모든 것을 참았다. 그녀는 박의 왼쪽 어깨에 기댄 채 잠이 들었다. 그녀나 박은 까만 밤을 하얀 뒤척임으로 날을 새웠다. 박은 그녀가 편히 잠을 잘 수 있도록 박의 왼 팔로 팔베개를 해주었다. 박은 잠든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유심히 관찰 했다. 마치 몇 해 전에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았던 비너스 조각상이 생각났다. 얼굴의 이마 눈 코 입의 위치 비율, 몸매의 균형이 황금비를 이루었다. 동양인 중에 서구인을 닮았다고나 할 까?

공항에 09:00경에 도착했다. 박은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짧은 시간이지만 달콤한 잠을 잤다. 박은 그녀에 대한 책임감과 남자로서의 보호 본능을 직감했다. 인천 국제공항은 현대식 건물로 규모가 컸다. 중국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두 번째 들리는 공항이다. 둘이는 짐을 챙겨 공항으로 들어갔다. 09:30에 약속된 장소에 가니 **여행사 관광 안내 아가씨가 반겼다. 여권 비행기 표와 일정표를 받았다. 여행 수속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수속을 하고 나서 지나는 화장실에 다녀왔다. 일행은 모두 30명으로 8쌍에 나머지는 자녀들과 가족 이였다. 신혼부부에서 60이 넘은 부부로 다양한 층이다. 박과 지나는 재혼한 사이처럼 노골적인 부부행세를 했다. 그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 관계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둘이는 시종 일관 서로 팔짱을 끼고 다녔다. 누가 보더라도 나이 차이가 있는 부부였다.

일본 엔화로 50만원을 환전했다. 100엔에 한국 돈 11,200원이다. 가이드는 32세 미스로 일본어가 유창하고 우리말도 잘했다. 지나 역시 영어와 일본어가 유창하고 불어와 독일어도 수준급이라 했다. 그녀는 결혼 전 항공사 여성 승무원 생활을 했다. 가이드는 일본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생김새가 일본인 같아 일본 교포로 알았다. 그러나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한 한국인이라 했다. 11:30에 아시아나 항공 후쿠오카 행 비행기다. 시계를 보니 10:30이다. 식전으로 시장기가 들었다. 지나와 박은 간단한 식사를 위해 스낵코너에 들어갔다. 둘이는 토스트와 커피를 시켰다. 둘이는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눈을 맞추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여행을 다녀오면 그들은 다시 만난다는 약속을 기약 할 수가 없었다. 서로의 나이 차가있는데다 박은 가정을 가진 사람이다. 지나에게는 이번 3박4일이 평생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아들이 미국에서 유학 중이지 그의 친정 식구가 미국 LA에 살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생활이 미국에서 시작 될 것이다. 사실 박은 두려웠다. 그러나 지나는 박을 그렇게 좋아 할 수가 없었다. 강원도 평창에서 박을 만나고 10년이 지나는 동안 박을 하루도 잊은 날이 없었다고 했다. 그동안 수소문 하였으나 박의 연락처도 모르고 가정주부로 감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박은 그를 이해 할 수가 있었다.이성간에 사랑의 힘이 대단한 것을 경험해 보지 않고는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바둑 대국에서 초읽기나 하는 것처럼 시간이 빨리 지났다.

드디어 11:30 후쿠오카 행 비행기가 이륙했다. 둘이는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박은 여행 신청 시 관계자에게 미리 우리 둘 좌석을 위치 좋은 창가로 부탁 했었다.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땅을 박차고 이륙했다. 30도 경사로 고공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고도를 유지하며 수평으로 날았다. 날씨는 쾌청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 저편에 양털 모양의 뭉게구름이 아름다웠다. 어떤 것은 하트 모양도 있었다. 박은 억지로 지나에게 우리의 사랑을 축복하는 구름이라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둘이는 눈으로 보는 것과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기로 했다. 그들은 행복했다. 그녀의 손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12:00기내식이 나왔다. 간단한 과일과 빵이다. 그녀는 음료수만 마셨다. 박이 모두 먹었다. 박과 지나는 이번 여행 코스가 처음이다. 창가에서 내려 보이는 일본 시가가 신기하게 보였다. 인천공항 이륙 후 55분이 걸렸다.

후쿠오카 공항 밖으로 나오니 관광버스 천령관광 304호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3일간 함께 할 기사가 소개 되었다. 50세로 중반으로 보이는 미남 기사다. 매관광객에게 볼 때 마다 인사를 했다. 참으로 친절 했다. 버스는 후쿠오카에 있는 아사히(朝日) 맥주공장 견학을 위해 출발했다. 박이 어려서 많이 듣던 맥주였다. 차창을 내다보니 첫 인상이 깨끗하고 특히 공기가 맑았다. 모든 차는 좌측통행을 했고 차의 핸들이 우측에 있어 이상했다. 우리나라와 정 반대였다. 그리고 소형차가 많았고 거리에 불법주차 차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시내 전구역이 시속 40킬로로 제한되어 있어 차내가 안정감을 주었다. 아파트는 별로 보이지 않으나 작은 단층 주택에 정원수가 잘 가꾸어 졌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본 일본 적산 가옥을 볼 수 있었다. 지나는 박이 신기하게 밖을 보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치 박이 어린아이 같이 보였나 보다. 아사히 맥주 공장에 도착했다. 하차 할 때 기사가 맨 먼저 내려 일일이 모든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박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리보다 잘 사는 일본을 알 수가 있었다. 맥주 공장의 역사와 제조과정을 견학하고 나니 시원한 맥주를 시음 할 기회를 주었다. 지나와 박은 건배와 함께 맥주 두 잔을 마셨다. 둘이는 맥주로 긴장과 갈증을 풀었다. 일행들과도 서로 간단한 인사가 오고갔다.

다음에 태재부천만궁(太宰府天滿宮)을 관광했다. 학문의 神인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신 신사라고 했다. 입학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로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합격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무 팻말에 합격 문을 적어 매다는 곳이 여기 저기 있었다. 소의 동상을 만지면 소원을 이룬다 하여 지나가는 사람마다 소를 만져 광택이 났다. 그리고 오른 손으로 물을 떠서 왼손을 닦으며 소원을 빌었다. 지나와 박은 마음속으로 둘만의 행복한 앞날을 기원 하며 소원을 빌었다. 신사 앞에는 일본 떡 모치를 파는 가게가 즐비 했다. 박은 옛날 생각이 나서 모치 두 개를 사서 지나와 먹었다. 둘이는 여기 저기 많은 사진을 찍었다.

마침 일행 중 60대로 보이는 부부가 있어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로 했다. 묻지도 안았는데 고향이 대전이라 했다. 박과 지나는 서로 손을 놓을 줄을 몰랐다. 다음으로 캐널시티를 관광했다. 총길이 180미터의 인공운하를 중심으로 건물이 이어져 있다. 운하의 도시라는 이름이 붙은 최신의 쇼핑 타운이자 문화 공간인 후쿠오카 최대의 쇼핑몰이다. 관광 후에 쇠고기 불고기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밥과 국은 추가해도 돈을 받지 않으나 반찬은 요금이 추가 된다고 가이드는 강조했다. 지나는 항상 즐거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저녁 식사 후에 그랜드 하얏트 후쿠오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고급 호텔이었다. 방안에는 두 개의 침대가 나란히 놓였다. 방의 중간에 칸막이가 있는데 문종이 미닫이문으로 되어있다. 방 중앙에 차상이 있어 오붓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둘이는 여행 가방을 팽개치고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 포옹을 했다. 둘이는 한동안 떨어 질줄 모르고 강열한 키스로 몸을 달구 왔다. 박은 좀 더 멋있는 시간을 즐기기 위하여 지나를 침대로 밀치며 둘이 천정을 보고 누웠다. 시계를 보니 아직 9시 전이다. 지나가 짐을 정리하는 동안 박은 샤워를 했다. 박은 흥분되고 즐거웠다. 천하를 얻은 기분이다.

박은 콧노래를 부르며 온몸에 비누칠을 했다. 그런 데 어느새 지나가 전신을 수건 한 장으로 가리고 욕실로 들어 왔다. 박의 온 몸이 몸 트림으로 떨렸다. 둘이는 서로가 약속이나 한 듯이 물을 것도 없이 샤워 물줄기 아래에서 서로 끌어안았다. 그들은 음- 하는 흥분을 참지 못하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박은 지나의 가볍게 입술을 침범했다. 둘이는 서로 혀를 내밀어 서로의 혀끝으로 감각을 자극해 성적 충동을 즐겼다. 그리고 박은 저돌적으로 그녀의 입에 혀를 밀어 넣어 부드럽게 더듬었다. 온 몸이 녹아 내리는 달콤함으로 온 천하를 얻은 기분이다. 박은 지나의 목을 오른 손으로 끌어당기고 바른 손으로 허리를 감아 최대한 몸을 밀착시켰다. 샤워 꼭지에서는 부드러운 온천수가 두 사람 몸을 적셨다. 나이답지 않게 부푼 유방은 바람 든 풍선처럼 터질듯이 박의 가슴을 자극했다. 위로 솟은 유방에 오디 색을 띤 까만 꼭지는 입으로 빨고 싶은 충동을 주었다. 흩어지거나 아래로 쳐진 것이 아니고 가슴 중앙으로 모여 약간 위로 솟은 유방이 박을 매료 시켰다. 박은 지나를 샤워 꼭지 밑 벽으로 밀었다. 그리고 박의 한 다리를 그녀의 가랑이로 밀어 넣었다. 지나는 참을 수 없다는 신음을 냈다. 둘이는 서로가 최대로 흥분 되었다. 박은 그녀의 몸 어느 곳을 만져 보아도 신기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녀의 탱탱하고 부드러운 살결은 실크 원단처럼 매끄러웠다.

옛날 소나기 내리던 어느 날 밤 물방앗간 벽에 기대어 강렬하게 키스하던 첫사랑이 연상 되었다. 흥분된 그녀는 활처럼 흰 허리를 박의 가슴에 최대로 밀착시키고 가슴을 부풀렸다. 박은 아마도 지나 역시 잘 알지 못하나 아름다운 과거를 회상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누굴까?”

혼자 소리를 내며 가운을 걸치고 나갔다. 박은 알고 있었다. 박은 지나가 모르게 룸서비스에 부탁하여 양주 1병 안주 그리고 작은 칼라 양초 120개, 탁상용 꽃(수반)을 10시에 가져 오도록 주문했었다. 침대 방 옆에 있는 접견실 식탁에 음식을 차렸다. 사각 식탁위에 두 사람 나이를 합한 104개의 양초를 켰다. 그리고 실내조명을 껐다. 둘이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가운을 입은 채 앉았다. 지나는 생각지 못한 광경에 놀라우면서도 마냥 즐거워했다. 촛불 속에서 바라보는 그녀 모습이 더더욱 아름다웠다. 촛불에 흔들리는 그림자도 그들을 질투 했다. 화장기 없는 생 얼굴에 물기가 덜 마른 머리칼 가운 사이로 보일 듯 말듯 한 두 개의 유방은 작품 그대로 아름다움이었다. 마치 원시림에서 만난 야성녀처럼 풋풋하고 발랄했다.

지나는 그라스에 얼음을 채우고 양주를 따랐다. 둘이는 만남 기념하고 영원한 행복을 다짐하며 건배를 했다. 둘이는 이국의 어느 고급 호텔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추억을 장식했다.

둘이는 많은 것을 약속 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지나는 나이가 젊기에 남은여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박 역시 가정을 가진 사람으로 지나치게 박의 욕심을 주장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아들은 미국에서 유학 중인데 지나 혼자 한국에 살아야 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여러 가지 약속을 할 수가 없었다. 이번 여행을 서로가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박은 가능한 조그마한 사건이지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앞으로 그 추억을 회상하며 행복한 날을 살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약간 취기가 오르는지 박을 자기 옆으로 오라고 했다. 박은 의자를 들고 그녀 옆으로 갔다. 지나는 박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촛불을 바라보며 노사연의 만남을 불렀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음성은 애절하게 들렸다. 둘이는 여러 번 만남을 합창했다. 노래를 부르다 보니 박은 오이도 사건이 머리에 떠올랐다. 전철에서 만남, 수퇘지 꿈, 오이도 횟집, 복권 당첨 등등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나는 상기된 얼굴로 박을 올려 보았다.

“작가님 우리 마음껏 즐겨요.” 하면서 박의 손을 끌어 지나의 가슴에 넣었다.

박은 눈으로 만 즐겼던 유방을 만졌다. 박의 손안에 꽉 차는 젖무덤이 터질듯이 부풀었다.

박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양주반병을 비웠다.박도 기분이 좋을 정도로 취했다.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촛불이 닳아 얼마 남지 않았다. 실내조명을 켜고 촛불을 껐다. 그리고 양치와 가벼운 샤워를 했다. 지나 역시 샤워를 했다. 그리고 간단한 화장과 향수를 뿌렸다. 향수의 향이 박을 흥분 시켰다. 둘이는 알몸으로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서로 옆으로 거리를 두고 누웠다. 둘이는 서로 뚫어지라고 바라 보았다. 앞으로 오늘 이 광경이 추억에 오래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입력했다. 지나의 눈 속에 사랑의 열기가 이글 거렸다. 서로 손을 잡았다.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지나는 물기 젖은 목소리로

“작가님 저에게 약속하나 해주세요.”

박은

“지나! 무슨 약속.”

“만약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우리가 언제 만날지 모르지 않아요.”

“그렇지!” 박은 간단히 답했다.

“내가 미국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은 뒤 초청을 하면 여행을 온다는 약속을 해주세요.”

박은 웃으면서 가볍게

“알았어요.” 하고 대답했다.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나는 정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박은 지나에게 가장 멋진 남자로 기억에 남게 해 주고 싶었다. 박은 그녀를 강한 팔로 끌어 않았다. 그리고 그녀를 삼킬 듯이 입술을 더듬었다. 서로가 서로를 최대한 즐겼다. 박은 혀로 그녀의 귀를 빨기 시작했다. 그녀는 온 몸을 비꼬았다. 귀밑 목선을 따라 젖무덤으로 핥았다. 그녀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만지고 싶었던 유두를 혀끝으로 가볍게 핥았다. 박은 손으로 두 유두를 모아 한 입에 넣고 빨았다. 박은 입에서 귀 목선 유방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애무를 했다. 박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녀를 최대로 흥분시켰다. 박도 빨리 본능을 해결하고 싶었으나 참고 절제를 했다. 샤워를 할 때의 피부보다 더 매끄러웠다. 그녀의 몸에 다리를 올려놓으면 박 자신도 모르게 자연적으로 흘러 내렸다. 그녀의 살결이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박은 그녀의 은밀 한곳을 손으로 부드럽게 자극했다. 박도 최대로 발기 되었다. 도톰한 곳으로부터 아래로 음모가 무성하다. 남자를 맞이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이 분비물이 흥건히 흘렀다. 온 몸은 흥분으로 열꽃을 피웠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 다는 듯이 박을 끌어 않았다. 그녀의 몸은 여자로서 최대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 둘째 날

아침은 호텔에서 바이킹 식 빵으로 식사를 했다. 기타규슈(北九州)로 이동했다. 기타규슈 市立 自然死 博物館(시립 자연사 박물관)을 관광했다. 2002년11월3일 오픈 한 46만 년 전의 지구 탄생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느낄 수 있는 서 일본 최대의 박물관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이어폰을 주는데 전시물 앞에 서면 우리말로 상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지나와 박은 팔짱을 끼고 다정한 연인처럼 관광을 했다. 그리고 일본 최대의 온천 도시 벳부(別府)로 향했다.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시골 풍경이 우리나라와 흡사 했다. 주택은 우리보다 크지 않으나 주로 목조 주택으로 넓은 정원에 정원수가 잘 가꾸어 졌다. 이동 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와 화장실을 들렸다. 박은 매점에서 30개 300엔 하는 귤을 샀다. 모양은 별론데 맛이 있었다. 지나는 앞뒤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워 주었다. 또 다른 일행도 과자와 사탕을 서로 주고받았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지만 많이 분위기가 부드러웠다. 옆 사람과 대화가 이루어 졌다.

하모니 랜드 관광과 점심 식사를 했다. 하모니 랜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고양이 동물 인형이 나오는 음악과 율동으로 보여주는 퍼레이드였다. 두 사람은 재미가 있었다.

어린이들이 보면 기억이 남을 것 같았다. 지나도 어린아이처럼 좋아 했다. 점심은 간단히 일본식으로 먹었다. 된장국이 맛있고 쌀의 질이 우리 것 보다 좋았다. 박은 마침 팩소주 두 개를 물병에 넣어 가지고 왔다. 대전 노인 부부와 반주(飯酒)로 마셨다. 둘이는 약간의 취기로 얼굴이 상기 되었다.

점심식사 후에 일본의 옛날 무사(武士) 저택이 있는 마을 오이타(大分)로 이동 한 후 기츠키 시로 이동했다. 마을은 그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민속촌과 같은 사무라이 마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생동감 있는 수용인원 43,000명 오이타 월드컵 경기장을 차창 밖 관광을 했다. 파크풀레이스 오이타에서 자유 관광시간을 가졌다. 다카오산 스포츠 공원 내에 있는 대단위 쇼핑 센타로 대형 슈퍼마켓이다. 박은 지나와 함께 매장을 돌아보았는데 할인 매장으로 기념 될 만한 물건이 없었다. 둘이는 마켓을 나와 부근 공원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일본 최고의 온천 도시 벳부 스기노이 호텔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식당으로 갈 때나 온천에 갈 때 호텔에서 제공하는 유가타라는 일본 전통 의상(衣裳)으로 갈아 입어야했다. 안에는 메리야스와 팬티만 입고 우리나라 두루마기 같은 줄무늬 긴 옷을 입고 허리띠를 매고 덧저고리 같은 것을 입었다. 지나와 박은 일본 사람과 똑 같았다.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누가 한국인이고 일본인 인지 구별 할 수가 없었다. 서로 말을 해야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호텔에서 아마도 숙박 객을 구별하기 위해 일본 전통 옷으로 통일 한 것 같았다. 호텔은 고급 호텔 이였다. 침실에는 침대가 두 개있고 방안에 칸막이를 하여 다다미를 깔았다. 둘이는 유가타 옷을 입고 자동 셔터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유가타를 입고 일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저녁은 일본식 뷔페로 생선 육식 초밥 대하 과일 등 30여 가지로 다양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으니 모두 일본 사람 같았다. 그런데 90%가 한국인이다. 저녁을 맛있게 잘 먹었다. 지나는 열심히 맛있는 음식을 박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옆 사람을 아랑곳 하지 않고 박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었다. 박은 지나가 고마 왔다. 저녁을 먹고 호텔 객실로 돌아 왔다.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30분이다. 이제는 온천할 시간이다. 박은 별도로 호텔에 부탁하여 사용료를 주고 가족탕을 예약했다. 이것 역시 지나 모르게 박 혼자 예약을 했다. 먼저도 말했듯이 이런 소소한 사건(事件)들이 아름다운 추억(追憶)으로 간직 될 것이다. 앞으로 박이 없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 아름다운 과거를 회상(回想)하며 행복 해 할 것이다.

가족탕 안에는 물침대 하나 놓여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맥주와 양주 그리고 간단한 안주가 있었다. 두 사람이 먹은 것만 별도로 계산하면 된다. 침대가 있는 벽면은 전면이 거울로 되어 있다. 실내 온천탕이 노천(露天)으로 통해 있다. 조명 역시 명암(明暗)을 조절 할 수 있는 시설로 되어있다.수압을 조절 할 수 있는 샤워안마기 가있고 바닥에서 분수처럼 강한 수압으로 솟구치는 안마기도 있다. 온천탕의 크기는 20평쯤 되어 보였다. 둘이는 저녁식사를 소화 할 겸 가운으로 갈아입고 편안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노천에서 바라보는 야경(夜景)이 아름다웠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그들을 축복했다. 계절상으로는 겨울이나 춥지가 않았다. 둘이는 가운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둘이는 단둘이 온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의 북쪽에 북두칠성이 보였다. 지나는 박의 팔을 끌어 팔베개를 했다.

박은 지나에게 욕조 밖에서 행진을 부탁했다. 가운을 벗고 전신 나체로 미스코리아 행진처럼 걸어오는 모습을 감상했다. 그녀는 자신 있는 몸매를 자랑이나 하듯이 부끄러움이 없이 당당하게 걸어 왔다. 165센티 늘 신한 키에 바스트와 힙의 선이 에스(S)라인이 분명했다.

37, 24, 37인치의 이상적인 몸매를 가졌다. 턱에서부터 목을 타고 내려오는 목선과 어깨로 흐르는 곡선의 부드럽고 아름다움이 신비(神秘) 했다. 박은 그녀에게 미스코리아처럼 옆으로 서서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도저히 아이를 하나둔 엄마라고 상상 할 수없는 완벽한 비너스의 작품 이였다. 가슴 중앙에서 유방을 바친 두 개의 반원(半圓)의 곡선이 좌우로 선(線)이 그려지는 듯이 옆구리 살 속으로 묻히듯 허리선을 타고 불룩한 엉덩이로 흐른다. 아무리 둔감하고 나이가 많은 남자라도 성욕이 진동(振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터질듯 한 두 개의 고무풍선처럼 유방이 위로 올려 붙고 젖꼭지는 까만 오디 색을 띠웠다. 박은 이제까지 여인상을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본적이 없었다. 가장 가까운 아내 역시 알몸 전체를 보이기에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여인의 조각상(彫刻像)을 감상하는데 박은 주로 감상하는 부위가 다르다. 턱 밑으로 흐르는 목선, 귀밑에서 시작하여 어깨를 거쳐 흐르는 어깨선,

가슴 중앙에서 반원을 그리며 좌우 옆구리로 흐르며 묻히는 원주선, 약간 휜 허리에서 불룩한 엉덩이로 이어지는 선, 배꼽 주위에서 배와 다리의 경계를 거쳐 국부로 모이는 선과 종아리를 감상한다. 박은 지나의 온몸을 좌우 앞뒤 또 앉은 자세를 취하도록 부탁하여 감상(感想)을 했다. 그녀 역시 자신 있는 몸매를 과시했다. 신은 세상에 가장 멋진 걸작으로 여인상을 출품했다고 생각 했다. 그래서 박은 젊었을 때 이상형 여자를 얼굴 비중에 많은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얼굴보다 몸매에 시선을 많이 둔다. 완벽한 몸매는 완벽한 건강을 보증하기 때문 일 것이다. 건강한 몸매를 가진 여인만이 아름답고 건강이 넘치는 사랑을 발산한다. 많은 유부남이 길을 가다가 몸 짱 여자를 보면 한 눈을 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은 욕조에 누워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배경(背景)으로 신비(神秘)의 여인상을 감상(感想)했다. 박은 그녀의 손을 잡아 탕 속으로 끌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 뒤에서 끌어 않았다. 두 손으로 감싸 않은 그녀의 가슴이 풍만 했다. 박의 큰손으로 감싼 유방이 차고도 넘쳤다. 그녀의 호흡이 약간 거칠었다. 그녀의 뒤 목덜미를 가볍게 마사지 했다. 그녀는 아이고 시원해 하면서 눈을 감았다. 어깨와 양팔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도저히 참을 수없는 박은 그녀의 귓불을 가볍게 빨았다. 그리고 둘이는 마주보고 끌어안았다. 둘이는 흥분이 극에 달했다. 물속에서의 애무(愛撫)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따뜻한 물은 적당한 체온을 유지 했다. 마치 태아가 산모의 자궁에서 평안을 느끼듯이 둘이는 부드럽게 애무를 했다. 둘이는 서로가 서로를 즐기는 성감대를 자극했다. 박은 촉촉이 젖은 그녀의 입술을 혀끝으로 더듬었다. 그녀의 입술은 부드럽고 달콤했다. 그녀는 박의 목을 끌어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박 역시 참기 힘들 정도로 발기 되었다. 박은 거침없이 그녀의 유방을 애무 했다. 박의 손이 그녀의 은밀한 곳을 더듬었다. 서로 몸을 뒤척이는 물소리만 요란했다.

이번에는 그녀가 박에게 안마를 했다. 손끝이 참으로 부드러웠다. 그녀는 가끔 등 뒤에서 박을 끌어안았다. 그때마다 두 개의 유방이 박의 등을 자극했다. 그녀는 웃으면서 박의 성기를 쥐었다놓았다 하며 장난을 했다. 박은 싫지가 않았다. 박 역시 그녀의 은밀한 곳을 가볍게 자극했다. 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지 그만하라 했다. 시간을 보니 11시가 넘었다. 둘이는 간단히 샤워를 했다. 서로가 비누칠을 해주고 서로 몸을 비볐다. 둘이는 깨끗이 비누 물을 씻었다. 그리고 유가타를 입고 객실로 돌아 왔다. 그녀는 간단한 화장과 몸에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둘이는 알몸으로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황홀한 두 번째 밤을 맞이했다.

*. 마지막 날

온천으로 몸을 푼 탓인지 잠을 잘 잤다. 미녀는 잠이 많았다. 새근새근 잠도 잘 잔다.

박은 옆으로 누워 팔로 턱을 괴고 지나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반듯한 이마, 초승달 모양의 눈썹, 볼록하고 큰 눈 껍질, 호랑나비 더듬이 같은 속눈썹, 마늘쪽을 올려놓은 것 같은 코, 코 속이 보일 듯 말듯 한 코 구멍, 답답하지 않은 인중, 석류 알 같은 부드러운 입술, 게란 모양의 턱, 길게 뻗은 시원한 목으로 볼수록 신비스럽다.

전통 미인의 30가지 조건으로 미스코리아를 선발 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살결, 치아, 손은 희어야하고 (3白)

2) 눈동자, 눈썹, 속눈썹은 검어야하고 (3黑)

3) 입술, 볼, 손톱은 붉어야하고 (3紅)

4) 목, 머리, 팔다리는 길어야하고 (3長)

5) 치아, 귀, 발길이는 짧아야하고 (3短)

6) 가슴, 이마, 미간은 넓어야하고 (3廣)

7) 입, 허리, 발목은 가늘어야하고 (3협)

8) 엉덩이, 허벅지, 유방은 두터워야하고 (3태)

9) 손가락, 목, 콧날은 가늘어야하고 (3細)

10) 유두, 코, 머리는 작아야한다. (3小)

30가지 조건 중 27점은 줄 수 있는 미인의 조건을 갖춘 여자다.

누가 미인은 박복(薄福)하고 팔자가 드세다고 말했던가. 일찍 남편과 헤어진 지나가 불쌍했다. 감히 넘보지 못할 여인을 범한 것이 죄(罪)를 지은 것 같았다. 물론 지나가 원(願)해서 응했으나 박에게는 너무나 과한 여자였다. 박은 그녀에게 후회하지 않겠냐고 여러 번 확인했었다. 그녀는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사모(思慕)하고 기다렸다고 했다. 그녀를 보니 박은 만감(萬感)이 교차 했다. 그녀는 잠에서 깨었다.

그녀는

“당신 잘 잤어요.”

인사를 했다. 박은 당신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박은

“응!”하고 짧게 답했다.

“당신도 잘 잤어요.”

지나는

“네!” 하고 짧게 답했다.

그리고 빙그레 웃었다. 박은 가볍게 입술에 키스를 했다.

“지금 몇 시 예요.”

“ 7시요.”

“아침 먹고 출발 준비 해야지요.”

“그럽시다.”

둘이는 간단히 샤워하고 세수를 했다. 지나는 몸단장과 화장에 시간이 걸렸다. 그곳 날씨가 좀 더웠다. 지나는 파카를 벗고 가방에서 청바지 두벌을 꺼냈다. 한 벌은 박에게 주었다.

지나는

“내가 당신 줄려고 한 벌 더 사왔어요.”

“입어 보세요.”

오리지널 카우보이 미제였다. 상의도 청바지 색의 긴팔 와이셔츠이다.지나 역시 같은 청바지에 상의는 목이 긴 붉은색 T를 입었다. 그리고 머리에 붉은색 니트 모자를 눌러 썼다. 그리고 큼직한 선글라스를 쓰니 영락없는 외국 여배우(女俳優) 같았다. 박은 아이비 클럽 모자를 썼다. 그녀는 박을 보고 훨씬 젊어 보인다고 웃는다.

박은

“지나! 고마워.”하며 끓어 안아 등을 가볍게 두들겼다.

둘이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제는 일행이 낯이 익어 눈인사를 많이 했다. 호텔 일층 로비에서 빵으로 식사를 했다. 지나는 식성이 맞는지 맛있게 먹는다. 지나는 식사 후 과일과 커피를 가져 왔다. 둘이는 눈을 마주하고 별 말 없이 차를 마셨다.

오늘은 아침에 벳부에 있는 지옥 온천을 돌아보았다. 바다지옥과 소혈 지옥을 관광했다. 마을 곳곳에 온천의 수증기가 시골 아침밥을 짓는 연기처럼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지하 수 백 미터 아래에서 뜨거운 열탕과 증기가 솟아오르는 광경이 마치 지옥을 연상 시킨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관광지다. 마치 물빛이 초록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파랗다.

“온천의 꽃”이라 불리는 유황을 재배하는 유노하나 재배지를 관광했다. 지하의 온천 수증기가 볏 집으로 둘러싼 볏 집에 유황 수증기가 맺혀 고체로 변한 것을 유황의 꽃이라 한다. 그 수증기에 달걀을 읽혀 관광객에게 팔았다. 지나와 박은 계란을 하나씩 사서 먹었다.

맛은 별로였다.

활화산(活火山)이 타고 있는 아소(阿蘇)로 이동했다. 해발 1300미터 높은 산길을 향하여 버스는 달렸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쌓였다. 아소 산에는 쿠사센리, 고메즈카, 해발 1,323미터에 분화구가 있어 활화산으로 유황 냄새가 코를 찔렀다. 세계에 이름 있는 활화산으로서 남북 거리가 약 1킬로미터, 동서 400미터, 주위 약 4킬로미터 화구가 연기를 내뿜는 모습을 직접 감상 할 수 있었다. 이곳 아소 산에서 활화산을 바라보며 점심으로 일본 전통의 우동을 먹었다. 일행 대전 노인이 소주를 내놓아 지나와 박은 반주로 마셨다. 식사 후 화산을 배경으로 지나와 함께 많은 사진을 촬영했다. 아소 산 중턱에 있는 목장으로 이동했다. 목장 안 휴게소에서 세계에서 가장 맛이 있다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한 개에 300엔이었다. 말 그대로 맛이 있었다.

아소 산 분화구를 뒤로 하고 구마모토성(熊本城) 관광 길에 올랐다. 오사카성(大阪城), 나고야성(名古屋城)과 함께 일본 삼대 城의 하나로 1607년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건축한 성이다. 일본을 상징하는 홍보매체에 등장하는 건물로 웅장하며 주변의 경관이 수려했다. 여행 중에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다. 성의 규모도 크고 깔끔하며 아름다 왔다. 지나와 박은 많은 사람들 속에 서로 놓칠 세라 손을 잡고 구석구석 관광을 했다. 그리고 기념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다.

둘이는 마지막 관광지인 구마모토 베르데로 향했다. 구마모토 베르데는 리조트형의 호텔로 놀이 시설인 마쓰이 그랜드와 어우러진 리조트형의 호텔로 주변이 아름다웠다. 호텔로 오는 중에 와인 공장을 견학했다. 이날은 일본 건국기념일로 공휴일이었다. 그곳에서 와인을 시음하고 포도로 만든 과자를 먹어 보았다. 마지막 숙박을 위해 베르데 호텔에 도착했다. 하루 종일 걷고 차를 탄 탓인지 좀 피곤했다. 둘이는 숙소에 들어와 옷 입은 채로 침대에 누웠다. 시계를 보니 5시다. 6시부터 저녁식사를 한다고 했다. 둘이는 잠시 눈을 붙였다. 서로 끌어안고 달콤한 잠을 잤다. 얼마를 잣을 까. 밖이 조용하고 어두웠다. 시계를 보니 6시 반이다. 몸이 개운 했다.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일행이 모두 내려와 식사중이다. 뷔페였다. 가벼운 음식으로 골라 적게 먹었다. 가지고 간 팩소주가 있어 지나와 나누어 반주로 마셨다. 몸이 생기가 돌고 기분이 좋았다. 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갔다. 몇 젊은 부부만 남았다. 지나는 웃으면서 지난 이야기를 입에 올렸다. 옛날 평창 카바레에서 춤추던 일, 오이도 사건, 복권 당첨, 평촌 **공원 데이트, 범계역 노래방과 로데오 거리 풍경을 맛깔스럽게 이야기 했다. 말하고 웃을 때 마다 좌우 입가에 있는 보조개가 매력 적이다. 값싼 소주 한잔이 사람을 바꾸어 놓았다. 웨이터에게 차 두 잔을 주문했다. 그리고 박은 지나에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화장실을 가면서 생각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뭐 좋은 이벤트가 없을까? 지나도 매우 즐거워하는데. 호텔 안내에 들렸다. 마침 한국교포가 운영하는 호텔이라 한국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이다. 호텔 맨 위층에 극장식 카바레가 있었다. 앞쪽 무대에는 악단의 반주에 맞추어 가수가 노래하거나 관광객의 신청곡을 받아 노래도 할 수 있었다. 한 번에 기본이 1만 엔이다. 그리고 틈틈이 디스코나 브루스 탱고 음악에 맞추어 모두 나와 함께 춤을 출 수 있었다.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운영하기에 한국노래도 가능했다. 식당에 막 들어서니 지나가 빨리 오라 손짓 했다. 둘이는 말없이 차를 마셨다. 밖은 밤이라 어두웠다.

박은 지나에게 호텔 주변을 산책하자고 제의 했다. 도시 변두리의 한적한 곳으로 호텔 경내가 꽤나 넓었다. 지나와 박은 룸에 올라가 가벼운 겉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했다. 하늘에는 쏟아 질듯이 별이 총총하다. 우리나라 공기 좋은 시골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좀 과장 되게 말하여 손을 뻗어 잡을 정도로 하늘이 가깝다. 공기가 상큼하다. 지나도 쉼 호흡을 크게 했다. 우리가 가는 길을 가로등이 밝혔다. 수령이 오래된 침엽수와 상록수의 정원수가 잘 가꾸어 졌다. 둘이는 서로 팔짱을 끼고 경쾌하게 걸었다.

그녀는 팝송과 가요 가곡을 감미롭게 불렀다.

그녀는 가끔 정의 귀에 대고

“선생님! 고마워요,”

“사랑해요!”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다.

박은 그녀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총각 처녀로 착각을 일으켰다.

“선생님! 오늘이 마지막 밤인데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요.”

약간은 울먹이는 목소리다. 박은 공원 의자에 앉게 했다.

“이제 저도 인생을 알고 재미있게 살 나이입니다.”

“무정한 남편이 나를 두고 떠났으니 저는 어떻게 합니까?”

“제가 나쁜 년 이지요.” 하며 눈물 고인 눈으로 나를 올려 보았다.

박은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있지 않아, 걱정 마!” 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박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었다.

“지나! 내말을 명심해.”

“ 이 세상에 잊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라는 말을 꼭 기억해.

“문제는 시간이야,”

“세월이 당신의 상처를 치료할 꺼 야.”

“그리고 잃어버린 자식은 평생 잊지 못하나

죽은 자식은 쉽게 잊어버린다 했어.”

“분명히 말하지만 죽은 당신의 남편 영혼이 당신에게 상심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치유 할 것이야.”

박은

“나는 25세에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었어요.”

“그때 마을 처녀와 열애 중인데 어머니는 결사반대 아버지는 찬성 했어요.”

“그 처녀가 첫사랑인데 3년을 죽자 사자 사귀다 헤어 졌어요.”

“첫사랑 가슴앓이 치료하는데 30년이 걸렸지요.”

그리고 박은 한숨을 길게 토했다. 잠시 무엇인가 생각에 잠기다 말을 이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늘 네가 장가가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씀을 했어요.”

“그 말이 유언이 되고 말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시골 농사꾼으로 치아가 하나도 없는 주름 많은 합죽이 에요.”

“젊어 상처한 후 재혼하여 위로 누님 한분 낳고 아래로 아들 5형제 중 나는 둘째입니다.”

“그때 아버지가 67세 한 많은 가슴을 안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린 늦둥이 동생들 홀로 남은 어머니를 남기고 간 아버지의 한을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당시에는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 왔습니다.”

박은 괴롭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지나에게 가슴을 열었다.

“비록 합죽이 아버지이지만 등에 지게를 지고 아는 것이 힘이라고 배워야 한다고 공부를 시킨 아버지를 존경(尊敬)합니다.”

“아버지가 만일 6.25같은 난리에 행방불명이 되었다면 지금까지 나의 가슴에 한이 매쳤을 겁니다.”

“불효한 마음일지 모르나 삼년상을 지나니 쉽게 잊을 수가 있었습니다.”

“내 말은 한(恨)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잃어버린 가족 이외에 잊지 못 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박은 정성을 다해 사랑을 다해 진심으로 낮고 조용한 어조로 차근차근히 말을 했다. 지나는 눈물을 거두며

“작가님 존경해요!” 하며 박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작가님! 목사님 같아요.”

“어쩜 말을 그렇게 잘 해요.”

“힘이 솟아요.”

그녀는 박의 팔을 끌어 걷자고 했다. 콧노래를 불렀다. 어린아이 같았다. 청순 그대로다. 시계를 보니 8시 반이다. 한 시간 산책했다. 방향을 바꾸어 호텔로 걸었다. 그녀는 박의 손을 놓을 줄 몰랐다.

박은 지나에게 제안 했다.

“오늘 마지막인데 신나는 음악에 따라 노래도 하고 춤도 출까?”

“여기 어디 그런 곳이 있나요.”

“암! 내가 만들어 보지.”

박은 장담했다.

“작가님! 대단하네요.”

지나는 설마 하는 눈치다.

그녀는

“우리 빨리 가요.” 재촉했다.

둘이는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6층 카바레로 올라갔다.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우리 여행단 일행 중 젊은 부부 한 두 쌍이 보였다. 둘이는 무대가 잘 보이는 좌석을 잡아 앉았다. 박은 지나에게 물었다.

“술은 맥주 양주 무엇으로 할까?”

지나는 맥주를 주문했다. 기본에 과일 야채 안주를 가져 왔다. 지나는 시원한 맥주를 따랐다. 박도 지나 술잔에 맥주를 따랐다. 둘이는 건배를 했다.

“지나간 사랑의 추억과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외치고 러브 샷으로 건배를 했다. 한 번에 컵을 비웠다. 배꼽 밑까지 시원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듯이 그라스를 서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지나는 잽싸게 박의 컵에 술을 부었다. 박도 지나 잔에 맥주를 부었다. 지나는 오이 안주를 박의 입에 물리고 잠깐하며 반대편을 물었다. 그리고 입술이 닿을 때까지 서로 상대의 귀를 잡고 오이를 먹었다. 조명과 흔들리는 불빛으로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다. 모두들 자기네 사랑에 빠졌다. 둘이는 서로 술잔을 부딪치며 마셨다. 연거푸 세잔을 마셨다. 취기가 돌았다. 이때 디스코 음악이 흘렀다. 지나가 박을 끌었다. 객석의 젊은 쌍이 절반은 나왔다. 나름대로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10여분 춤을 추었다.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사랑도 젖고, 추억도 젖고, 행복이 춤을 추었다. 검은 상처의 브루스가 악단의 연주로 감미롭게 시작한다. 무명의 한국인 여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남녀가 춤을 추었다. 지나는 춤 실력이 대단했다. 박이 춤을 잘 못 추는 것을 지나는 안다. 그러나 리듬을 탈수 있기에 지나는 박에게 몸을 맡겼다. 둘이는 끌어안고 서로의 볼을 비비며 앞뒤 좌우로 움직였다. 가끔은 서로 입술을 교환했다. 흥분된 그녀의 몸에서 품는 열기가 박의 귀를 달구었다. 허리를 돌아 박도 모르게 손이 엉덩이로 흘렀다. 브루스가 끝나고 트롯 음악이 시작 되었다. 둘이는 자리로 왔다. 반 컵의 맥주로 땀에 젖은 갈증을 풀었다. 그녀는 박에게 기대앉았다. 그리고 사랑에 젖은 눈으로 박을 올려 보았다.

박은 가볍게 키스를 했다.

초청 가수의 노래가 끝나자 신청곡을 받았다. 박은 미리 지나가 모르게 잘 부르는 장윤정의 유리 구두와 재청을 대비해 노사연의 우리 만남을 적어 2만 엔과 사회자에게 주었다. 노래 할 분은 서울에서 오신 민지나로 적었다. 넉넉한 팁에 사회가 1번으로 지나를 신나게 소개 했다. 지나는 깜짝 놀랐다. 팡파르가 울리고 박수가 터졌다. 박은 지나를 무대로 밀어 올렸다. 자기가 아는 유리 구두 전주가 나왔다. 그녀는 자신을 가지고 미모에 맞는 율동으로 열창을 했다. 2절을 부를 때는 관객이 박수를 치며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앙코르 재청이 나왔다. 노사연의 만남 반주가 시작 되었다. 자신이 있는 듯 지나는 한발 나와 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리고 쌍쌍이 앞으로 나와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기성가수 노사연 못지않게 색 다르게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인사를 하자 일제히 박수가 터졌다.

내려오자마자 젊은이 테이블에서 합석해 한 잔 할 것을 강력히 제안했다. 지나는 박을 바라보았다. 박은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허락했다. 한 10여분 대화하며 몇 잔 마셨다. 시계를 보니 11시 반이다.

박은 지나와 함께 숙소로 내려 왔다. 박은 또 하나의 사건을 만들었다. 지나는 매우 만족하고 흡족한 여행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했다.

“작가님! 아니 여보 고마워요.”

박은 여보란 말에서 애정을 느꼈다. 넓은 탕에 온천수가 나왔다. 욕조에 물을 채웠다. 그리고 탕 옆에 때를 미는 간이침대가 놓여 있다. 박은 그녀에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그라 했다. 박은 전신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 줄 생각을 했다. 지나는 10여분 몸을 담갔다. 박은 팬티만 입고 때 미리처럼 침대에 누우라 했다.

그녀는

“어떻게 해! 안 돼!” 하며 거절했다.

박은 단 둘이 있을 때는 지나에게 당신 호칭을 요구했다.

“당신이 먼저 안마 하세요.”

“알았어.”

“지나는 몸을 데웠으니 먼저하고 나는 나중에 할께.”

그래서 겨우 허락했다.

“그럼 당신도 팬티 벗으세요.”

“나도 좀 보게요.”

그래서 둘이는 전신 나체로 밝은 불빛 아래에서 서로 눈요기를 했다. 천정을 보고 똑 바르게 누우라 했다. 그리고 수건으로 눈을 가렸다. 지나는 부끄러운지 손으로 그곳을 가렸다.

박은

“어허! 볼일 다 본 몸인데 손이 왜 그곳에 가나.”하며 손을 양 옆으로 놓았다.

그리고 잠을 자라 했다.

“잠이 안와요.” 하며 박의 고추를 툭툭 치며 장난했다.

박은

“어허! 무엄하도다.”

지나는 깔깔대고 웃었다. 박은 더운 물을 퍼서 때 미리가 하듯 얼굴에서 발끝까지 물을 흘렸다. 그리고 머리부터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했다. 5분도 못되어 골아 떨어 졌다.

고양이 앞에 생선이 도마에 올랐다. 박은 입에 군침이 돌았다. 성욕을 억제 하느라 찬물을 마셨다. 박은 10여 년 전 경혈을 찾아 마사지 하는 경락 마사지 법을 이수 했다. 지나의 얼굴 수건을 벗겼다.

경락(經絡)이란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인 경혈(經穴)과 경혈(經穴)을 연결하는 선을 말하는데 몸과 팔 다리를 세로 방향으로 달리는 선(線)으로, 좌우 12쌍이 있다.

몸이 식지 않도록 더운 물로 보온을 해주었다. 그리고 몸에 비누칠을 해 깨끗이 닦았다.

지나는 세상모르고 잠에 골아 떨어 졌다. 마른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제거하고 드라이로 머리를 말렸다. 박은 두 손으로 지나를 안아 침대에 누였다. 그리고 등 부분을 가볍게 마사지로 마무리 했다. 여자는 잘못 마사지 하면 멍이 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다. 박도 간단히 세면하고 잠을 청했다. 박은 가끔 아내에게도 경락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 준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2월 12일 날이 밝았다.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8시다.

지나도 두 팔을 올리며 눈을 떴다.

“어제 밤 나 어떻게 되었어요.”

“목욕탕에 있었던 것은 기억하는데.”

“내가 어떻게 침대로 왔지.”

“이사 짐 센터 박 씨에게 부탁해 옮겼지.”

“에이! 거짓말.”

“이 알몸을.”

“그럼.”

박은 지나를 안아 목욕탕으로 옮겼다.

“빨리 샤워하고 밥 먹으러 가지.”

오늘은 10시 30분 출발로 식사 후 시간이 많았다. 8시 30분에 식당으로 갔다. 벌써 먹고들 나온다. 아침을 가볍게 했다.

박은 지나에게

“어제 술 먹은 것 괜찮아.”

“늦게 자서 피곤하지 않아.”

“아니요, 몸도 가볍고 기분이 좋아요.”

“누구 덕인지 알아.”

“작가님 저를 어떻게 했어요.”

“짓 주물렀지.”

“죽어 자더구먼.”

“세상에 업어 가도 모르니.”

“당신은 내꺼야.”

지나는

“어이구!”

앙큼한 사람하며 박의 다리를 가볍게 꼬집는다. 식당에서 올라와 몸단장과 짐을 정리하고 나니 9시 30분이다. 출발 1시간 전이다. 어제 밤에 거닐던 호텔 공원을 산책했다. 멀리 높은 산과 목장들이 보였다. 아쉬운 시간이 흘렀다. 30분 간 산책하고 호텔로 돌아 왔다. 그리고 짐을 챙겨 내려 갈 준비를 했다. 둘이는 서로 부서져라 포옹을 했다. 한동안 말없이 끌어안고 서있었다. 지나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박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등을 어루만졌다. 박도 마음이 괴로 왔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진정 시켜 차에 올랐다. 후쿠오카 공항까지 2시간 이동해야 했다.

도착하여 점심 식사도 하고 쇼핑도 해야 한다. 시내 면세점에 가보니 살만한 것이 없었다.

박은 쓰고 남은 돈 250만원을 지나에게 주었다. 지나는 극구 사양했다. 결국은 박이 보관하고 혹 둘이 만나는 날에 쓰기로 했다. 박이 개인적으로 선물을 사주고 싶으니 말하라 했다. 그녀는 사양했다. 박은 외제 화장품 코너에 가서 세트로 진열된 가격을 보니 50만 원대가 있어 여기서 고르라 했다. 꼭 사주시려면 자기에게 맞는 화장품 30만 원짜리를 사 달라고 했다.

지나는

“나도 작가님 하나 선물 할래요.”

40만 원대 디지털 카메라를 박에게 선물했다.

“혹 앞으로 둘이 여행 갈 기회가 있으면 이 카메라로 촬영해요.”

박은 고맙다고 받았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14:35 이룩하여 15:30에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4시 공항버스를 타고 안양에 5시 30분에 도착했다. 범계역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시계를 보니 7시다. 집에 혼자 가기를 꺼려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바래다주었다. 집은 친척을 통해 매매토록 했고 미국으로 가기 전에 이사 짐 센터에 의뢰 꼭 필요한 것만 택배를 의뢰 해 놓았다.

박은

“내가 도울 일이 없느냐.” 물었다.

머리를 가로 저었다. 미국에 가서 자리를 잡으면 연락하기로 약속하고 헤어 졌다.

 

 

지나의 꿈같은 여행도 끝나고 미국으로 떠나버린 빈자리가 박 작가에게 크게 다가섰다. 갑자기 다가왔던 짧은 인연의 사랑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한 사랑이었다. 남들이 자신에게 돌을 던진다 해도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다시 사랑할 것이다. 비록 아내에게는 큰 죄를 지었지만 한 여자의 사랑을 받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박 작가는 남자로서 다시 살아난 것을 느꼈다.

세상의 잣대로 자신을 재면 한없이 무너지겠지만 가슴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나이가 아닌 인간의 본성에서 느끼는 그 감정은 그 누구도 함부로 말 할 수가 없다.

다들 자신의 일이 아닐 때는 함부로 말하지만 막상 자신의 일로 닥치면 어느 누구도 박 부장의 사랑을 욕 할 수 없다는 걸 가슴에 담으며 지나가 떠나가 버린 빈 하늘을 보며 겨울이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달(月)을 이고 떠난 女人

 

 

우연한 인연으로 만난 여인

사모의 情 가슴에 남긴 여인

차가운 달을 이고 떠난 여인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억새 순에 걸린 달을 보면

여인의 얼굴이 그려집니다.

 

 

그 여인을 다시 만날 일도

다시 사랑 할 나이도 아닌데

그 사랑에 가슴이 설레고.

 

 

어느 누구에게도 말 못할

사랑하나 가슴에 묻어두고

달뜨는 밤에만 훔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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