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문혜진]산소카페

무봉 김도성 2016. 5. 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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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카페 그들은 모두 북쪽의 차가운 숲을 생각하네 강남역 뉴욕제과 2층 순도 92퍼센트의 산소를 주문하고 코에 튜브를 끼운다 미국에서 직수입한 산소는 야생 커피 카페인보다 자극적이다 그곳에서 나는 보철을 낀 소녀처럼 말을 아낄 수 있다 누군가 기다리며 시계를 보는 사람들 밀려오는 자동차들 그곳에서는 누구나 코에 산소 튜브를 낀 채 차를 마신다 수면 위로 입을 내밀고 떠오르는 미지근한 어항 속 물고기의 심정으로 중환자실 폐암 환자의 절박한 눈빛은 아니어도 그곳에서는 누구나 말을 아낄 수 있다 빵꾸 난 대기 오존 주의보 지하도에서 빠져나온 무리들이 어디론가 구름처럼 밀려가는 오후 사막 낙타들을 홀리는 오아시스의 북소리 이 카페에서 저 카페로 이동하는 도시 유목민들 신선한 이온 산소 바람 한 줄기 소파에 늘어지는 산소 취객들 詩/문혜진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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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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