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배수연]여름의 집

무봉 김도성 2016. 5. 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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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집 —Everything* 여름의 집, 여름의 집 대문을 열면 코끼리 울음을 길게 우는 푸른 경첩 모든 게 우리 거야 여름의 밤, 여름의 밤 식탁의 초들이 흰 여우처럼 목을 위로 길게 빼는 아아 여름의 밤, 여름의 밤 너는 내 모든 거야 아브라함의 별처럼 미래의 편지들은 모두 너를 위해 쓰이고 우리는 자손이 없어도 행복하지 나를 모두 비워 너에게 줄게 아무리 비워도 허전하지 않고 나를 다 받고도 너는 나를 닮진 않지 너는 결국 우리의 마지막 페이지를 숨겨놓았지만 우우우우 원숭이들은 밤하늘을 보고 아름다움을 알까 원숭이들은 서로의 목덜미에 불을 가져다 대는 놀라움과 슬픔을 알까 여름밤의 폭죽을 봐 울음이 결국 우주의 먼지가 되는, 것을 별들은 폭죽에 눈이 멀어 검은 화약 덩어리가 되었어 너의 목에 떨어진 불덩이를 장마는 처마에서 기다리고 나는 밤새 장마를 받아 적어 넌 내 모든 거야 내 꿈이야 아무리 크게 읽어도 너는 빗소리밖에 듣질 못하고 그래도 상관없지 너는 나의 모든 것 여름의 더위와 부패 속에서 나뭇잎들은 잎맥을 열어 초록을 흘리는 여름의 집, 여름의 집 * 검정치마의 노래 ‘Everything’ 詩/배수연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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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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