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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악수를 한다
이를 닦으며 생각한다
왜 애인이 나를 때리는 것일까
손날로 내 뒷목을 휙휙 내려찍는 것에 대해 싱글 싱글 웃으며 애인은 말한다
이건 실제로는 전혀 아프지 않은 프로레슬링
거울 속에 파랗게 부푼 내 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면서
그렇다 이것은 계산된 놀이
방 안에 이불을 펼치며 애인은 왜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내가 편지를 쓰면 애인은
하루 종일 씩씩거린다
말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대해
거짓과 고백
전선 위에 앉은 새들의 비명에 대해
형광등 스위치를 누르며 그래도 애인은 욕심 없는 사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아도 멈추지는 않는 사람
약속을 잊어버린 옆집 아이가 손바닥을 쫙 펴고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의 엄마가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고
나는 포수처럼 과묵하다
우리는 매일 그렇게 해
형광등을 켤 때 하는 일을 끌 때도 하는 것처럼
영영 헤어질 때에도 똑같이
그는 거리에서 나는 집에서
온종일 함께 누워 낄낄거리며 이를 닦는다
거품을 문다
우리는 악수를 한다
詩/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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