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나보다 더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

무봉 김도성 2016. 3. 16. 22:32

 



    나보다 더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

     

    무봉

     

    아내가 두해 전 빙판 낙상으로

    무릎을 수술하게 되어 복용하던

    아스피린을 1주간 끊게 되었다.

     

    그 후유증으로 뇌경색이 발병해

    좌편 마비로 발목이 경직이오고

    왼팔과 손이 봄 고사리 순이 되었다.

     

    지금도 두해를 넘겨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 중에 있다.

     

    다행이 걷는 자세는 안정되었으나

    왼손과 팔은 아직 온전치 못하다.

     

    그런데 아내가 사랑니 치통으로

    발치를 해야 했다.

    담당 주치의가 1주간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말라 했다.

     

    나는 2차 뇌경색이 두려웠다.

    의사 앞의 환자는 언제나 슬프다.

    환자 보호자인 남편으로 할 수 없이

    주치의의 말을 듣기로 했다.

     

    아스피린 복용금지 3일 되던 날

    딸들이 내게 말하기를

    우리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어머니

    아버지 혼자 치료결정을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대했다.

     

    내게는 아내였지만 딸들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였다.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 얼굴이

    떠올랐다.

     

    딸들이 3일 되던 날 치과의사와

    상담하여 사랑니를 이상 없이

    발치를 했다.

     

    부부는 헤어지면 남남이지만

    부모자식 간에는 끊을 수 없는

    혈연임을 확인했다.

     

    나보다 더 아내를 사랑하는

    자식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16.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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