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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고물처럼 씹히는 추억
김도성
사랑에 빠지면 장점만 보이나 보다 그냥 좋다 첫사랑이면 더더욱 그렇다 보면 볼수록 예쁜 것이 첫사랑이다 고향 마을 이웃에 사는 처녀와 첫사랑에 빠졌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묵은 지 찢어 수저에 올려 한입에 넣어 씹으며 바람결에 버들잎 떨어트리듯 툭하고 내 던지는 말 "야! 눈이 삐었냐?" "이 한심한 것아 쌔 구 쌘 것이 여잔디" "눈에 콩 껍질 씌웠어" 그렇게 야단을 쳤다
하지만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그래도 그녀가 미치도록 좋았다 밥을 굶어도 배고픈 줄 몰랐지만 하루만 못 보아도 속히 숯검정이었다
그래도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시루떡의 팥고물처럼 가끔 씹히는 웃음이 있어 행복하다
2020. 1.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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