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편지지 소스
까치밥으로 남기 위해 김도성 살을 에는 칼바람을 이기고따뜻한 봄을 맞이하여속살에 고이고이 접어 두었던 여린 싹을 피워 무더운 여름무성한 잎 속에 열매 품었지 태풍과 폭풍우 견디며가지를 더더욱 튼튼하게푸르던 열매에 살을 입히고단단한 육질로 붉게 더 붉게떫은맛 시간에 우려내고 때로는 머리채 잡힐 듯이물 젖은 모욕감과 자존심침 묻은 담배꽁초로 밟혀도숨겨진 종자 대를 이어 갈그날 위해 물컹한 홍시가 되다 2019. 11. 28.
까치밥으로 남기 위해
김도성
살을 에는 칼바람을 이기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여
속살에 고이고이 접어 두었던
여린 싹을 피워 무더운 여름
무성한 잎 속에 열매 품었지
태풍과 폭풍우 견디며
가지를 더더욱 튼튼하게
푸르던 열매에 살을 입히고
단단한 육질로 붉게 더 붉게
떫은맛 시간에 우려내고
때로는 머리채 잡힐 듯이
물 젖은 모욕감과 자존심
침 묻은 담배꽁초로 밟혀도
숨겨진 종자 대를 이어 갈
그날 위해 물컹한 홍시가 되다
2019.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