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임시 총회 및 출판 기념회를 마치고
거칠고 높은 산을 하나 넘어 강가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 기분이다.
그동안 전 회원들의 관심사였던 수원문인협회 새로운 정관으로,
현재 명부상의 총회원수 226명이나 임시 총회 당일 현재 회비 전액 납부자 14명
1년 미납자 38명 면제자 고문 원로 21명으로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는 회원은 173명이었다.
총회 1주일 전부터 사무차장들이 개별 회원들에게 전화로 참석 여부를 파악한 결과
참석하겠다는 회원이 64명 위임자가 93명으로 157명으로 69.4%로 총회의 정족수가 충분했다.
2019. 10. 23. 18:00 문학인의 집에서 52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 부회장의 성원보고 및 개회 선언으로 회의가 시작했다.
이** 사무국장의 사회로 국민의례 후 금일 관심사였던
정관개정안 찬반투표에 앞서
회장 직무대행 김도성 수석부회장의 경과보고 및 회장인사말이 있었다.
경과보고는 이미 1주일 전 카페에 공지한 내용으로 가름하고
정** 시인의 낭송으로 회장 인사말을 대신했다.
거울
김도성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만나면 안 되는 사람
그를 찾지 않는 것이
그의 치료를 돕기 때문입니다
우린 너무 반가워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그는 고르지 못한 호흡으로
어깨를 들먹였습니다
턱 밑 도는 동생을 안아보았던
그 동생의 울먹임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웠습니다
다리도 튼튼하고
눈빛도 반짝이고
청력도 좋은데 말을 잃었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화투장 크기의 쪽지를 건넸습니다
첫 번째 쪽지
“형님 죽을죄를 졌습니다.”
두 번째 쪽지
“독일에서 신약이 오면 낳을 겁니다.”
세 번째 쪽지
“3개월 후 제일 먼저 형님을 찾아뵙겠습니다.”
네 번째 쪽지
“형님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쪽지 글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도 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그의 등을 도닥이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왜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와 우리 모두는
그가 거울이었습니다
2019. 10. 16.
2019. 10. 16. 오후 3시경 황**차장이 내게 톡을 보냈다.
“수석님 큰일 났어요. 어쩌면 좋아요.”
무슨 일인가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 보았다.
홍재백일장 행사에 종사한 심사위원과 집행위원들에게 수당을 지급을 위해
폰뱅킹으로 비번을 3번 입력했는데 맞지 않아 거래가 막혔다는 것이다.
정말로 큰일이었다.
J회장의 명의로 된 중소기업은행 통장으로 비번을 새로 개설하려면 본인이 있어야 했다.
전화를 해도 꺼져 있었다.
지난 8월 초 치료를 위해 강원도 요양병원에서 치료중인데
외부와의 연락으로 신경을 쓰게 되면 치료가 되지 않는다며
병원에 전화기를 맡겼다고 했다.
5시경 아내 저녁상을 차려 주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회원수첩을 찾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J회장의 집 *동 18층 2호를 찾아 갔다.
혹시 사모님이 계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인기척이 없어 두 번째 눌렀다.
“누구세요.”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J회장 잘 알고 있는 김도성 교장입니다.”
드디어 처음 보는 사모님이 문을 열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도망치듯이 J회장이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를 마주 했다.
그가 자신의 입을 가리키며 말을 못한다는 시늉으로 손가락으로 가로 저었다.
J을 만났다는 것이 천우신조였다. 끌어안고 두 남자가 한동안 말이 없이 서 있었다.
나는 마주 앉아 종이에 통장비밀번호를 개설하기 위해
내일 장안구청 내 중소기업은행에 함께 가야 한다고 메모했다.
그래서 내일 아침 8시 50분에 집으로 데리러 올 것이니
신분증 지참하고 기다리라 메모했다.
하늘의 도움 이었던 같다.
그동안 강원도에서 요양치료를 하다가 오늘 오후 4시 동수원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조금 전 집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래 하루 집에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떠날 계획이라 말했다.
만약 내가 4시경에 찾아 갔어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마스크를 잠시 벗겨 내게 보이는 입이 완전히 우측으로 돌아가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등만 도닥였다.
현관을 나와 승강기 앞에 섰다. 나를 끌어안고 어깨를 들먹이며 한 동안 울었다.
다음날 만나 은행에서 비밀번호를 설정해 문제를 해결했다.
어찌 생각하면 J회장의 아픔이 수원 문인협회의 상처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월 이전에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 될 때까지 회장 직무대행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의 수원문인협회를 바라보면서 그릇이나 사람사이가 깨지면 흉기가 되는 것 같았다.
깨어진다는 것
김도성
차를 마시는 찻잔이 있는데
그만 떨어트려 깨져 버렸다
아까워
꽃무늬 찻잔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금파리 조각들 하나 둘 주우니
칼날도 있었고 송곳도 보였다
찻잔이 흉기가 되다니!
놀라서 다시 본다
동창회 계모임 문학회 모임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모난 곳이 없지만
때때로
불신감 때문에
친목이 흉기가 되다니
2019. 10. 21.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갈라진 마음들을 하나로 화합하는데 있다는 각오로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데 대리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7년의 아내 간병을 하면서 남편으로 아내를 대리해 하는 일이 나에게는 버거웠다.
마치 대리기사의 슬픔이 생각났다.
대리(代理) 기사
김도성
몇 년 전 광화문에서
국회의원이 대리기사를
폭행한 기사가 생각난다
회사의 과장의 직무를
대신하는 대리라는
직급도 있다
나도 가끔 불가피하게
음주를 하게 되면
대리기사를 부른다
기사와 대화를 해보면
한 사람이 두 가지 직업
투잡(two job)을 한단다
아내나 가족들도 모르게
회사일이 많아서
늦게 퇴근이라 변명한다
고3 딸 학원 비를 벌려면
어쩔 수 없다는 기사의
젖은 말투가 함께 젖게 한다
회장이 유고시 수석부회장이
직무를 대행한다는 규정에
회장 직무를 대리하고 있다
생기는 것 없이 밥 사주고
시간 허비하며 대행해도
거의가 무관심해 슬프다
계모는 모두 나쁘게 보고
대리는 껍데기로 깔보는
대리 대행이 슬프다
2019. 10. 19.
문인협회일로 관계자 협의를 회의를 소집하면
이러저러한 사유로 불참하겠다고 하여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몇 분의 원로와 두 부회장 그리고 사무차장들의 도움으로
업무를 감당할 수가 있었다
정**시인이 오후 2시까지 문집을 출근하고 또 틈틈이 이**작가의 도움도 컸다.
특히 황** 차장은 우리 문인협회의 보배요
수원문학의 새로운 역사를 이어갈 인물이라 평가하고 싶다.
황 차장이 지쳤다면 나는 병이 들었을 것이다.
웃음꽃이 피어나는 수원문학을 기원한다.
꽃
김도성
웃음 한 번에
꽃 한 송이 피네
함께 웃으면
너도 꽃 나도 꽃
갈등 속
수원문인협회
웃음소리 피어났으면
2019. 10. 22.
정관개정안에 대한 찬반 투표 전에 이** 회원이
정관 내용 중에 회장 부회장 감사 자격이 한국문인협회 회원이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으나 이사까지 한국문인협회원 자격으로 제한 것은 잘 못되었다는 의견이다.
의장인 나는 수원문인협회는 한국문인협회 수원 지부라는 것을 설명했고
이사는 20명 이내이므로 숫자에는 크게 염려할 것이 없다 설명했다.
그리고 새 집행부가 구성되어 운영상에 문제가 있으면 협의 하여
개정하면 될 것이라 설명했다.
투표 전에 회장으로 참석 회원들에게 두 가지 제안을 하여 표결을 했다.
첫째 개표 결과 정관이 찬성으로 표결이 되면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즉시 위촉장을 수여 한다.
둘째 앞으로 수원문학상 수여를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을 회장에게 위임한다.
이제 정관 개정을 위한 투표를 시작하겠습니다.
투개표 종사자들께서는 투표자 명단을 확인 후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세요.
개표는 금일 백봉 문학상 홍재 문학상 시상식 및 수원문학 가을 호와
방극률 시인 시조집 출판 기념회를 마치고 개표하겠습니다.
5명의 역대 회장을 역임한 고문과 세 분의 원로를 포함한 참석자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투표는 개표 직전까지 마감하기로 하였다.
출판 기념회를 마치고 드디어 개표를 했다.
투표자수 최종 52명 이었다.
개표 종사요원 3명중 두 명은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한명은 칠판에 찬성표와 반대표를 여러 회원들이 보는 앞에서 표시를 했다.
찬성이 25표가 넘도록 반대표가 없어 걱정이 되었다.
100% 찬성표가 나오면 어쩌나 하는데 드디어 반대, 한 표가 나왔다.
개표결과 투표자 52명중 반대 3표 찬성 49표로 정관 개정안이 통과 되었다.
일제히 기립 박수가 터졌다.
의장인 나는 정관개정안이 절대다수 찬성으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이어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과 위원 4명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이상으로 제3차 임시총회를 마칩니다.
기념촬영 후 유스호스텔 지하 식당으로 이동했다.
1인 10,000원 짜리 한식 뷔페로 먹을 만했다.
참석자 전원이 식사에 참여하였다.
2019. 10. 23.
수원문원협회 회장 직무대행 김 도 성 드림
김도성 웃음 한 번에 꽃 한 송이 피네 함께 웃으면 너도 꽃 나도 꽃 갈등 속 수원문인협회 웃음소리 피어났으면 2019.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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