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사월을 되새기며

무봉 김도성 2018. 4. 14. 08:14

 

 

사월(死月)을 되새기며

 

김도성

 

32살의 학생 인솔 책임교사로

2학년 여학생 8대의 버스로

23일 속리산 수학여행을 갔다

 

귀로 길 말티재를 넘고 있었다

 

1-7호차는 굽은 길 내려가고

마지막 8호차가 고개 정상에서

급정차를 했다

 

맨 앞 우측에 앉았던 난

70대 운전기사를 보았다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선생님! 선생님! 큰일 났어요?

왜요?

가드레일을 받고 우측 바퀴가

공중에 떠있었다

길 아래 7대의 차가 내려갔다

우리 차가 구르면 대형사고다

당황한 학생들이 모두 일어섰다

앞 출입문으로 몰려들 기세다

 

순간 나는

! 꼼짝 마!

기사 아저씨 그대로 계세요

연장통 어디 있나요

턱으로 가리켰다

망치로 맨 뒤 창문을 깼다

앞에 학생 하나하나

뒤창으로 내리게 했다


침몰하는 배안에서

누군가가 바다로 뛰어내리라

그 한마디가

지금도 가슴을 저리게 한다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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