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 우수의 아침 김도성 한 겨울 함박눈 속으로 뿌려진 수만은 소문들이 문단의 거목을 쓰러뜨리고 벼락 맞은 듯 밑동을 벌겋게 달궈버렸다 겨울 속 먼지를 털어내는 안개가 백내장 안구 밖 세상처럼 뿌옇게 가려진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리는 아침이다 설마! 아니겠지 반신반의로 우러러보는 문객들의 성 추문이 안개처럼 퍼지는 날 얼었던 대동강 물을 타고 실체가 드러난다 오직 한 사람 분신 같은 달분 씨에게 아침상 챙겨주고 달려온 테니스코트에는 안개로 잘려나간 상체만이 유령처럼 움직이고 경쾌한 공 소리가 아름답다 40여 년 전 식목한 메타세콰이어 밑동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우수, 밑동이 잘린 문객들이어 석고대죄로 새롭게 하소서 2018. 2.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