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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에 가면
먼지로 뭉쳐진 심장과 발가락
그리고 입술들이 사는 곳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진다
먼지로 만들어졌지만 먼지 맛이 나지 않는다
향기롭고 따뜻하다
미세 먼지처럼 폐포를 뚫고
혈관으로 스며드는 단맛에 눈뜬 연인들
스모그 낀 하늘처럼 가슴은 답답하고 숨이 차고
이유도 모르는 채 어딘가 자꾸 아프고
손을 잡은 거리에서도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로 그 표정을 가늠할 뿐이다
문자 속에 이모티콘을 추가할 때처럼
잡은 손에 몇 번 더 힘을 주거나
깃털처럼 손바닥에 간지럼을 태우거나
부서질라, 이미 부서진 영혼이지만
흩어질라, 수 천 번 산산이 흩어진 몸이지만
달빛 아래
잠시 역광으로 빛나는 실루엣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몇 만 광년을 달려온 듯 눈은 빛나고 싶겠지만
얼굴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누구에게 쫓기는 건지
어떤 일로 도망 다니는지도 모르는 채
신호등도 보이지 않는 길을 헤매고 있다
밤낮으로 앞을 가리는 저 자욱한 먼지는 분명히
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허파꽈리 속에 가득 찬 먼지를 뱉어내려는 듯
기침소리, 기침소리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아직은 서로가 곁에 있다
짙은 먼지 속에도
詩/정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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