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오늘의 좋은시

[스크랩] [정채원]DD에 가면

무봉 김도성 2016. 6. 26.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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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에 가면 먼지로 뭉쳐진 심장과 발가락 그리고 입술들이 사는 곳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진다 먼지로 만들어졌지만 먼지 맛이 나지 않는다 향기롭고 따뜻하다 미세 먼지처럼 폐포를 뚫고 혈관으로 스며드는 단맛에 눈뜬 연인들 스모그 낀 하늘처럼 가슴은 답답하고 숨이 차고 이유도 모르는 채 어딘가 자꾸 아프고 손을 잡은 거리에서도 서로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로 그 표정을 가늠할 뿐이다 문자 속에 이모티콘을 추가할 때처럼 잡은 손에 몇 번 더 힘을 주거나 깃털처럼 손바닥에 간지럼을 태우거나 부서질라, 이미 부서진 영혼이지만 흩어질라, 수 천 번 산산이 흩어진 몸이지만 달빛 아래 잠시 역광으로 빛나는 실루엣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몇 만 광년을 달려온 듯 눈은 빛나고 싶겠지만 얼굴은 어디로 도망갔는지 누구에게 쫓기는 건지 어떤 일로 도망 다니는지도 모르는 채 신호등도 보이지 않는 길을 헤매고 있다 밤낮으로 앞을 가리는 저 자욱한 먼지는 분명히 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허파꽈리 속에 가득 찬 먼지를 뱉어내려는 듯 기침소리, 기침소리 얼굴은 보이지 않아도 아직은 서로가 곁에 있다 짙은 먼지 속에도 詩/정채원

          http://cafe.daum.net/sogoodp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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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오늘의 좋은시
        글쓴이 : 이문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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