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거짓말

무봉 김도성 2016. 4. 24. 13:59

거짓말/무봉 
햇살 고운 봄날 오후
고층아파트 벽 모서리에 부딪친 바람
가위로 포목비단 가르듯
음지 북향 정자에 머물고
양지 동향 영산홍을 흔들어 깨운다.
오전에 외박 나온 아내
버르장머리 샴푸 린스로 헹구고
타월에 비누거품 부풀려
신전 같은 거룩한 곳곳을
깨끗하게 씻겼다.
벗어놓은 옷들을 세탁해
건조대에 널면서
날 바라보는 아내에게
이다음 태어나 시집가면
다른 남자 만나 행복하세요.
왜요? 내가 싫어!
아니오!
난 장가 안가고 혼자 살래요.
그래도 난 당신에게 
다시 시집올래요. 
   201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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