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아라 메 길에 무릎 섬을 만들다

무봉 김도성 2020. 3. 8. 18:47

    

 

아라 메 길에 무릎 섬을 만들다

 

                             김도성

 

하루도 잊지 못하는 고향

거기 탯줄이 묻힌 나의 존재의 시작이 있고

나이테처럼 굵어가는 물관에 가족의 사랑이 흐르고

객지 생활에도 가고 싶던 귀소 본능들

 

별을 따려 움켜쥔 주먹 수평선 넘어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던

젊은 날의 강한 모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사랑의 흔들림

버려지지 않는 사랑이 있는 곳

 

유년의 나비가 날고 까치 울음에 시달리던 가죽나무

돌담 골목의 붉은 장미 부모형제 모두가 사라져

오직 흑백 영상처럼 희미하게 그려지는 풍정들

이제 거기에 남은 것은 연암산과 천수만, 멀리 간월암

 

이제 바라는 소망

천수만 갯벌에 두 무릎 오그리고 팔베개로 누워

낮에는 천궁을 떠도는 꽃구름 되고 밤에는 작은 별로 떠 있으리

밀물이 차오르면 두 무릎만이 견고히 뿌리내린 섬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