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 김도성 2020. 1. 22. 12:47

      






        베개

           

        김도성

           

        아파트 분리수거장의

        배 터진 베개의 메밀껍질에서

        신혼부부의 깨 볶는 소리가

        한 때는 신혼 방 이브자리 속에

        대접받던 베개의 주인공이

        다시 못 올 초행길을 떠났나보다

         

        목화 꽃 길 삼으로 만든 베개에서

        친정어머니 기도소리가

        바느질 자국에서 들린다

         

        우리의 한 生을 돌아보니

        세상에 올 때와 갈 때가

        버려진 베개 같아 서럽다

         

        2020. 1. 22  


 

   


베개

 

 

                    김도성

 

 

아파트 분리수거장의

배 터진 베개의 메밀껍질에서

신혼부부의 깨 볶는 소리가 


 

한 때는 신혼 방 이브자리 속에

대접받던 베개의 주인공이

다시 못 올 초행길을 떠났나 보다

 

목화 꽃 길 삼으로 만든 베개에서

친정어머니 기도소리가

바느질 자국에서 들린다

 

우리의 한 生을 돌아보니

세상에 올 때와 갈 때가

버려진 베개 같아 서럽다

 

         2020.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