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쪽지 글 대화

무봉 김도성 2019. 10. 16. 21:34

 

 

 


    쪽지 글 대화

     

    김도성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만나면 안 되는 사람

    그를 찾지 않는 것이

    그의 치료를 돕기 때문입니다

     

    우린 너무 반가워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턱 밑 도는 동생을 안아보았던

    그 동생의 울먹임이 생각났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웠습니다

    다리도 튼튼하고

    눈빛도 반짝이고

    청력도 좋은데 말을 잃었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화투장 크기의 쪽지를 건넸습니다

     

    형님 죽을죄를 졌습니다.”

    독일에서 신약이 오면 낳을 겁니다.”

    “3,4개월 후 제일 먼저 형님을 찾아뵙겠습니다.”

    형님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겨우

    그의 등을 도닥이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왜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나와 우리 모두는

    그가 거울이었습니다

     

    2019.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