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 김도성 2019. 8. 15. 21:29

 

 

 

    초행길

     

    김도성

     

    내 가슴엔

    아무도 볼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

     

    바람이 들락거리고

    빗물이 고이고

    폐 농가의 아궁이 그읆 같은

    까만 흔적 앞에 앉아

    잿더미 불꽃을 그려 본다

     

    반세기 넘도록 들어본

    수화기 속 음성

    살고 싶지 않아요.”

    ……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수화기 속 음성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

     

    2019.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