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진 일기

2019. 8. 15. 사진 일기(광복 74주년)

무봉 김도성 2019. 8. 15. 05:40

   


 http://blog.daum.net/ybok1004/ 

전국 경기 수원시 장안구(현재접속지역) 읍·면

이른 아침에 아내 밥상을 챙겼다.

오늘 아침에는 감자조림과 감자튀김을 했다.

아내와 겸상후 8시경 테니스 코트로 나갔다.

그런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아침 운동을 할 수가 없었다.

코트에서 커피를 마시고 잠시 대화를 한 후 집으로 왔다.

하루 종일 비는 내리고 하는 일 없이 낮잠을 잤다.

아내가 8.15 태극기를 게양하라 성화였다.

암살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저녁 밥을 하기가 싫어 중국 음식 잡탕밥을 배달해 먹었다.

하루 종일 수원 문협 일로 머리가 무겁다.

양승본 회장이 또 몸이 좋지 않아 입원했다.

습작시 한 편 썼다.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하남시 검단산 입구 <밀향기>집의 해물칼국수)



출처: https://kwon-blog.tistory.com/1849 [여행과인생]









2019/08/15(목) 의사들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모임 (472)

 

의사들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모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본 의사는 차과 의사였다. 그 의사의 성함은 이춘근. 그 치과 병원은 평양 경찰서 맞은편에 있었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갔던 그 병원 2층에서 경찰서 앞에 있는 분수를 바라보던 그 때를 또렷하게 기억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치아가 좋지 않아 38선을 넘어 서울로 온 뒤에도 당대의 유명한 치과 의사들을 많이 만나 보았다. 부산 피난 시절에는 이유경 치과, 서울에 돌아와서는 손정규 치과, 그리고 한누리 치과의 이철우 등을 기억나는 대로 열거해 보았다.

 

원고지 한 장이 모자랄 것 같아 만년에 만난 의사들만 들자면 팔십이 넘어서 나의 디스크 수술을 잘 끝내준 윤도흠, 그리고 과거 20년 동안 나의 혈당치를 돌보아준 허각범 등이 나로서는 잊을 수 없는 의사들이고 그들 덕분에 오늘도 내가 살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의사들에게 정식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준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몇 사람 동지들과 의사들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모임이란 조그마한 모임을 마련할 생각이다. 의사 한 명이라도, 두 명이라도, 세 명이라도 은혜를 입은 의사들의 생일을 기억하며 카드 한 장이라도 보내주는 그런 모임을 갖고자 한다.

 

의사들을 미워하는 환자들도 많다. 나는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의사들을 생각하는 환자들의 모임 하나를 만들고자 한다.

 

김동길

Kimdonggill.com


                          

 

 

        백담 가는 길 / 이상국 1 물은 산을 내려가기 싫어서 못마다 들러 쉬고 쉬었다가 가는데 나는 낫살이나 먹고 이미 깎을 머리도 없는데 어디서 본 듯한 면상(面相)을 자꾸 물에 비춰보며 산으로 들어가네 어디 짓다 만 절이 없을까 아버지처럼 한번 산에 들어가면 나오지 말자 다시는 오지 말자 나무들처럼 중처럼 슬퍼도 나오지 말자 2 만해(萬海)도 이 길을 갔겠지 어린 님을 보내고 울면서 갔겠지 인제 원통쯤의 노래방에서 땡초들과 폭탄주를 마시며 조선의 노래란 노래는 다 불러버리고 이 길 갔겠지 그렇게 님은 언제나 간다 그러나 이 좋은 시절에 누가 그깟 님 때문에 몸을 망치겠는가 내 오늘 세상이 같잖다며 누더기 같은 마음을 감추고 백담(百潭) 들어서는데 늙은 고로쇠나무가 속을 들여다보며 빙긋이 웃는다 나도 님이 너무 많았던 모양이다 3 백담을 다 돌아 한 절이 있다 하나 개울바닥에서 성불한 듯 이미 몸이 흰 돌멩이들아 물이 절이겠네 그러나 이 추운 날 종아리 높게 걷고 그 물 건너는 나무들, 평생 땅에 등 한번 못 대보고 마음을 세웠으면서도 흐르는 물살로 몸을 망친 다음에야 겨우 저를 비춰보는데 나 그 나무의 몸에 슬쩍 기대 서니 물 아래 웬 등신 하나 보이네 4 그러나 산은 산끼리 서로 측은하고 물은 제 몸을 씻고 또 씻을 뿐이니 저 산 저 물 밖 누명이 아름다운 나의 세속 살아 못 지고 일어날 부채(負債)와 치정 같은 사랑으로 눈물나는 그곳 나는 누군가가 벌써 그립구나 절집도 짐승처럼 엎드려 먼산 바라보고 선 서기 이천년 첫 정월 설악 눈이 오려나 나무들이 어둠처럼 산의 품을 파고드는데 여기서 더 들어간들 물은 이미 더할 것도 낼 것도 없으니 기왕 왔으면 마음이나 비춰보고 가라고 백담은 가다가 멈추고 멈추었다 또 가네 -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창비,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