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밀물처럼 썰물처럼

무봉 김도성 2018. 9. 23. 12:45

 

 

 


밀물처럼 썰물처럼

 

김도성

 

밀물이 밀고 오듯

만선의 기쁨으로 찾아온

가슴이 부푼 명절

 

현관 안에 벗어 놓은 신발들이

참새 떼 소리처럼 시끌벅적하다

두 켤레 외롭던 현관에

새끼 쳐 온

크고 작은 신발들

 

손을 곱아 기다리던 명절에

객지의 자식들이 모여

풋밤처럼 선잠을 설치고

밥 한 두 끼 먹고 떠났다

 

미안한 마음에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아버지 용돈 조금 넣었어요.”

봉투를 놓고 떠났다

병든 아내와 남은 집안

풀어진 옷고름

매지 못한 가슴 안

물 빠진 갯벌처럼 쓸쓸하다

 

201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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