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홀로 서러움

무봉 김도성 2018. 9. 22. 15:49

 

 



 

    홀로 서러움

     

    무봉

     

    혼자라는 외로움은

    직육면체의 유리벽에 갇혀

    탈출하려는 풍뎅이처럼

    수만 번의 날갯짓에

    고통의 비늘이 부서져 내리고

     

    해결 할 수 없는 번민들을

    혈관을 타고 흐르는 모르핀처럼

    둥그런 밤이 있어

    나를 고독에서 잠을 재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기다리던 신발도

    반기는 기척도 없는 공간

    홀로라는 서러움이

    창밖 하늘만 바라보게 한다.

     

    전업주부가 된 나는

    밥그릇 하나에 밥 푸다

    떨어진 밥풀 주어먹으며

    알뜰한 아내생각

    쪽진 머리 엄니 생각

     

    외로운 숟가락 하나들고

    홀로 배를 채워 사는 삶이

    저승에서 내려 보는 나의 모습

    어머니 아버지께

    불효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짝 채워 줄

    아내를 기다리며

    눈 마주하고 손잡아보며

    돌아온 날은

    홀로 서러움이 사그라진다.

     

    2015. 4. 23. --간병인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