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작시 원고

외로운 것들

무봉 김도성 2018. 8. 15. 20:38


음력 7월 5일 두 아파트 사이 슬픈 초승달



홀로 올빼미의 밤



황혼의 슬픈 동행


 

 

 

   

여름밤의 데이트

 

                                         김도성

 

연일 화덕 같은 더위다

내일이 말복인데도

후끈후끈한 지열에

온몸이 물미역처럼 늘어진다

 

한 끼 밥은 먹지 않아도

하루에 한 번 함께하는 데이트

아가의 발 떼기처럼 불안한 걸음

지팡이에 의지해 뒤똥인다

 

아파트 사이로 내려 보는 초승달

둥지에서 내려 보는 올빼미의 시선

아내는 앞에 걷고

나는 뒤 따르며 부채질 한다

 

지나는 할머니도 할아버지가

젊은 남녀가 가던 길 세워두고

시선을 우리의 등 뒤에 꽂아도

두 그림자는 말이 없다


          2018.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