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봉의 일상이야기--
갈치조림
김도성
오늘 저녁 7시 시 창작 수강이 있는 날이다
하루 종일 에어컨을 돌려도 시원치가 않다
아내의 하루 일정이 의자에 앉아 TV를 본다
힘이 들면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나 TV는 꽝꽝 틀어야한다
오늘 저녁식사를 5시경에 아내가 먹도록 챙겨야 한다
7시 시 창작 수강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가 나의 눈치를 살피며 외식을 하자고 했다
시간을 보니 오후 4시 30분이다
오후 시 창작 공부가 있어 집에서 5시 식사한다고 말한 것을 잊었다
요즘 아내가 입맛이 없어 힘들어 했다
남편이 챙겨주는 식사 오죽할 까 반성해 보았다
“여보! 무엇이 먹고 싶소.”
미안한 해 하는 눈치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갈치조림이 먹고 싶단다
어이없고 짜증이 났다
이른 저녁을 먹고 6시경 아파트산책 운동을 시킨 후 시 공부하러 가기로 했는데
아내에게 상처로 남을까 참고 인터넷 맛 집을 검색했다
수원시청 옆 홈풀러스 뒤 바다나라 식당에서 갈치조림을 했다
아내를 데리고 외식하려면 맨바닥에 앉는 것이 불편해 의자가 있어야 한다
부지런히 아내에게 외출복을 입혀 식당을 찾아 갔다
4시40분에 식당 주차장에 주차했다
그런데 식당 문이 잠겼다
출입문에 휴식시간으로 5시에 문을 연다고 메모가 붙었다
최저임금 때문에 근무시간을 줄여 임금을 주기위한 업주의 결정 같았다
5시 정각에 문을 열어 식당에 갔다
갈치조림은 점심특선으로 저녁에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온 내가 바보였다
아내와 나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 서글펐다
며칠 전 갈치조림을 먹었던 도청입구 제주갈치 조림 식당이 생각났다
도청 퇴근 6시 전이라 한가할 것 같아 5시 20분에 찾아 갔다.
갈치조림 2인분 2만원에 주문했다.
아내와 나는 단둘이 앉아 한가하게 식사를 했다
혓바늘이 돋아 고생하던 아내가 맛있게 먹었다
남편으로 아내에게 먹고 싶어 했던 갈치조림을 먹게 해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도착하니 6시 20분이다
아내 아파트 산책운동은 시 공부 끝나고 9시 넘어 해주기로 약속하고
문학인의 집에 갔다
시조공부를 함께 했던 H 시인이 공부가 끝나면 집으로 가는 길에
자기 아파트 입구에 들려 다라고 했다
왜 그러느냐 물으니 시골에서 보내온 반찬을 드리고 싶다했다
내가 아내간병을 하며 자취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찬을 준비한 것이 고마웠다
예정보다 늦어 9시 30분에 공부가 끝나 10분후에 도착한다고 H 시인에게 전화했다
정확하게 만남의 장소를 확인하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전화를 하려는데 배터리가 나가 전화가 먹통이다
큰일이다.
10시가 넘었다
전화번호를 모르니 행인 전화기를 얻어 걸 수가 없다
아파트 101동 이라는 것만 알지 호수를 알 수 없어 찾아 갈수가 없다
난감했다
아파트 정문에 가서 수위에게 사정이야기를 하니 휴대폰을 충전하라고 했다
경우 충전하여 10시 30분에 통화를 했다
꼬박 1시간 동안 나를 기다리며 나의 먹통 전화기에 10통화 이상 전화를 했다
철원에 사시는 친정 엄마가 열무김치 배추김치 두릅장아찌 오이지무침 시골된장을 주었다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다
내가 아파 미안하다고 아내가 말했다
아내가 아프기 전부터 집 앞 치과에 다녀 H 시인을 잘 알고 있다
매주 목요일 시조공부가 끝나면 나와 집 방향이 같아 내 차에 태워준 것이 고마웠나 보다
집에 오니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11시 넘어 아파트 산책운동을 시켜 주었다
하루쯤 쉬어도 좋으련만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아내는 지팡이 짚고 뒤뚱 뒤뚱 걷고 나는 넘어질까 걱정되어 졸졸 따르며 부채질해 준다
아내는 누가 보면 창피하다며 부채질은 하지 말란다
귀찮고 힘 들 때는 보지 않는 등 뒤에서 아내가 얄미워 혓바닥을 날름 내밀어 본다
어제 저녁은 갑자기 검은 콩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아파트 옆 국수나라 식당에 포장 주문했다
식당 옆 마트에 들러 제주 생물 갈치 8천원에 1말리 샀다
내일 아침에 갈치조림을 해야 겠다
오늘 아침에 얻어온 시골 된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였다
약하게 소금에 절인 갈치를 토막을 내여 물을 조금 붓고 익혔다
양념은 지난번 먹다 남은 닭볶음탕 양념을 이용했다
여기에 대파 양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청양홍고추 감자 애호박을 넣고 약 불에 졸였다
H 시인이 준 열무김치 배추김치 오이무침 두릅장아찌 갈치조림 진수성찬이다
아내가 입맛을 찾았다
원기가 회복되어 감사한다
갈치조림으로 아내사랑을 다시 찾았다
2018. 8. 11.